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8 11:19 (목)
[신간] 유럽미술여행

[신간] 유럽미술여행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02.20 14:1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지영 지음/부크크 펴냄/1만 6900원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특히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한 곳 한 곳이 그 자체로 인류의 역사이자 기록이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어쩌면 다가올 미래까지 품고 있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 것은 시공간을 거스르는 화려한 자태에 매혹당하기 때문이다.

유럽 12개국에 흩어져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62곳이 한 권의 책 속으로 옮겨졌다.

피지영 씨(서울대병원 홍보팀)가 쓴 <유럽미술여행>이다.

그림과는, 게다가 전문적인 미술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저자이지만 천 권의 관련 서적을 섭렵하며 탄탄하게 다진 내공은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을 거름삼아 서양미술사를 거침없이 풀어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이드이면서 큐레이터다. 책은 그를 벗삼아 함께하는 서양미술 투어다.

중세의 종교화부터 르네상스의 천재들, 바로크 화가들의 혁신 기법은 물론 인상주의와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유럽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회화·조각·건축을 역사적 사실과 에피소드까지 곁들여 해설한다.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박물관·미술관을 관람하면서 접하게 되는 공감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미술사에 얹어 차려낸다.

프라하에서는 19세기 많은 예술가들의 삶과 죽음에 함께 했던 '초록요정' 압생트를 마시면서 고흐의 생애를 이야기 하고,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에 앉아 르네상스 4대 천재를 풀어내고, 슬로베니아의 아름다운 섬 블레드에서는 뒤러의 판화를 소환해 서양미술의 흔적을 좇는다.

호기심.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다. 서양미술과 유럽미술 여행에 대한….

이 책의 시작 역시 호기심이었다. 저자는 사내 사이버강의로 접한 미술해설가 윤운중의 '유럽미술관순례' 강연에 반해 무작정 서양미술에 빠졌다. 3년간 관련 서적 1000권 읽기를 첫 과제로 삼았다. 거의 하루에 한 권 꼴이다. 좋아하던 야구중계를 끊고 출퇴근시간까지 활용해 한 권 한 권 숫자를 늘려갔다. 서양미술사는 물론 그리스 신화·성경·유럽 역사·문학·철학 서적을 닥치는대로 포식해 갔다. 책 수련을 마친 후 지난해 8월 직장을 휴직하고 3개월간의 유럽 서양미술 순례에 나섰다. 책 읽을 시간도 부족했지만 한국사립미술관협회에서 운영하는 도슨트과정도 수료하고 서양미술사 전문 강연자로서 첫 발을 뗐다. 현재는 재능기부로 서울대병원에서 '점심시간 서양미술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지역 도서관에서도 관련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모두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로마(테베레강에서 죽은 군인들과 아름다운 여인/로마의 3B. 바로크, 베르니니, 보르게세 미술관/최고 권력자와 최고 예술가가 만나면/우리는 왜 유럽처럼 오랫동안 공들인 건축물이 없을까?/동전을 넣어야 카라바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미켈란젤로가 신께 바친 꽃 한 송이 ▲피렌체·베네치아(돌고 도는 역사, 사보나롤라와 샤넬/"천국에 문이 있다면 이와 같을 것"/닌자 거북이의 고향, 피렌체/피렌체 VS 베네치아/베네치아가 서양미술에 끼친 영향/비발디와 바로크 '4대 천왕') ▲아시시·나폴리·볼로냐(서양미술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꾼 천재, 그의 그림 앞에서 경배하는 현대인들/나폴리가 1,700년간 품고 있었던 휴머니즘/표절의 천재 미켈란젤로)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동유럽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상징은?/블레드에서 만난 구텐베르크/VIP로 관람한 동유럽의 루브르/그래서 나는 두브로브니크가 아름답지 않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오스트리아·체코(에곤 실레가 요절하지 않았다면 비엔나는 실레의 도시가 되었을 것이다/비엔나 미술사박물관이 건네는 것/'논스톱 꽃집', 꽃을 사랑하는 유럽 사람들을 보며/그땐 틀리고 지금은 맞다. "그는 우리의 자랑"/프라하에서 무하를 보지 못하다니…/고흐와 압생트를 기울인 프라하 마지막 밤) ▲독일(어서해~ 독일이 처음이지?/뒤태 전문화가 프리드리히/머리 잘리고 코 베인 조각상/화가의 화풍은 변하기 마련이라지만/발도장 찍고, 인증샷 찍고. 안타까운 유럽 여행/뒤러 vs 미켈란젤로/아름다운 유럽 교회들의 숨겨진 이야기들) ▲프랑스(신도 고통을 느낀다. 하물며 인간임에야/돈 많은 부잣집 아들이 바라 본 19세기 파리/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미술사조가 탄생하기까지/"현대미술 좋아하세요?" "전 별로에요"/파리, 그림보기 참~ 어렵다/'모나리자 관람객' 관람하기/쓸쓸한 고흐의 흔적) ▲벨기에·네덜란드(그랑플라스, 바로크를 보여주다/기죽지마, 너 대단한 미술관이야/해바라기를 그린 뱅샹? 반고? 호흐?/어마어마한 테크니션 고흐) ▲영국(4500년전 이집트 아내가 보내 온 기고문/서양미술을 재미있게 보려면?/Fun! Fun! 빵! 빵! 터지는 서양미술) ▲러시아(러시아에 반하다/인류 역사상 최고의 화가 렘브란트/3개월 서양미술 순례, 거짓말처럼 짜인 끝맺음) 등을 주요 내용을 하고 있다.

부록으로는 '유럽 박물관·미술관 잘 관람하는 8가지 TIP'·'미술관을 직접 가야하는 5가지 이유'·'내 마음대로 뽑은 유럽 박물관·미술관 BEST 10' 등을 소개한다(☎ 1670-8316).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