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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보건지소 내원 환자 '0'…당직근무 필요하나?
설 연휴 보건지소 내원 환자 '0'…당직근무 필요하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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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 89.0% "명절 당직 실효성 의문"...민간 응급실 이용 가능
대공협 '전국 공중보건의사 2019년 설 명절 당직근무 조사 결과

공중보건의사 설 당직 근무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2019년 설 명절에 공보의가 당직을 선 의료기관 54.5%의 내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지적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의협신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의협신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14일 '전국 공중보건의사 2019년 설 명절 당직근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월 7~11일 온라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총 472명이 참여했다.

소속기관 별로는 보건지소 338명, 보건소 74명, 의료원 27명, 중앙배치기관 17명, 민간병원 13명 등이 응답했다.

대공협은 "조사 결과, 472명 중 305명(64.6%)이 2019년도 설 연휴 동안 소속 기관에서 근무했다. 그중 197명은 보건지소에서, 89명은 보건소에서 당직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건지소에서 당직 근무한 197명의 공보의들은 총 203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그중 의료기관 내원이 필요치 않았거나 의학적 응급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는 89.7%(182명)에 달했다.

보건소에서 당직 근무한 89명의 의사는 총 561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그중 의료기관 내원이 필요치 않았거나 의학적 응급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는 91.4%(513명)였다.

대공협은 "민간병원과 보건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공보의 18명이 1765명을 진료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라고 분석했다.

당직근무 중, 환자가 없었던 기관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지소와 보건소를 망라한 286개 기관 중 54.5%(156개 기관)에서 내원자 수 '0명'을 기록했다.

"설·추석 등 명절 당직근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공보의 420명(89.0%)이 필요치 않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휴일에도 시군 내 이용 가능한 병·의원 및 응급의료기관 지정 병원 등이 있어 보건소의 진료 기능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과 "응급 환자를 보건소에서 진료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명절 당직근무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단순 보여주기식 행정을 위해 불필요한 인력 차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당직근무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52명(11.0%)은 민간병원 소속 공중보건의사가 다수였다. "의학적 응급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를 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응급실이 늘 만원 상태"라는 점을 이유를 꼽았다. 기타 의견을 통해 지역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공중보건의사가 민간병원에서 근무하는 제도적 모순을 비판했다.

서재덕 대공협 대외협력이사는 "설문을 통해 '내원 환자 수' 등 객관적 수치를 통해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보의들의 주관적 의견 또한 담아내고자 했다"며 "가급적 반드시 필요한 곳에 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배치시키는 것이 합리적·효과적 방안이다. 관계 부처 역시 동의하는 사안"이라면서 "이와 관련한 협조 요청이 있었음에도 변하지 않는 실태는 분명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한결 대공협 학술이사는 "명절을 비롯한 공휴일에 진료받을 수 있는 병·의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응급의료포털 E-GEN'이 이미 운영 중이다. 추가 인력을 동원해 연휴에도 보건소·보건지소 진료 기능을 유지하기보다는 기존에 설립된 공공의료기관이나 주변 병·의원을 이용토록 사전에 충분히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공협이 자체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18년 현재 전국 보건소 및 보건지소 1360개 기관 중 601곳(44.19%)은 반경 1km 이내에 한의원·치과의원을 제외한 민간의료기관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명제 대공협 회장은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선 많은 인력과 재정이 소요된다. 당직 근무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의 실질 이용자 수가 평소 해당 기관 이용자 수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서비스 운영이 필수적인 것인지 재차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명제 회장은 "대공협은 전국 각지에서 지역민의 건강을 돌보며 의료의 빈틈을 메꾸고 있다. 지역사회 건강지킴이로서, 공중보건의사가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타당한 사업은 언제든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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