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조제 활성화 코앞 '처방권' 약사에게로?
대체조제 활성화 코앞 '처방권' 약사에게로?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9.02.12 17:58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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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 활용한 대체조제 통보시스템 완성될 듯
의료계 "약계 10여년간 집요하게 추진" 지적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11일 '의사나 약사가 의약품을 처방·조제할때 처방금기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으면 최대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약사 출신인 전 의원의 발의안이 통과되면 약계가 꿈꾸던 정부 기관을 활용한 대체조제 통보시스템이 완성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복지부령에 따라 DUR 시스템에 어떤 정보를 담을지 복지부가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어떤 정보에 대체조제 여부도 포함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약사가 대체조제 여부를 DUR에 기재하면 의사가 이를 확인해야 하는 약계가 열망하는 처방시스템의 도입이 코앞 현실로 다가왔다.

악계의 숙원사업은 '성분명 처방' 의무화다. 의사에게 의무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하도록 하면 여러 제네릭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은 약사의 몫이 된다.

한국에서 처방이 가장 잦은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나 '바라크루드'는 시장에 대략 100여개의 제네릭이 깔려있다. 성분명 처방이 의무화되면 이제 100여개의 약 중 한 개를 골라 약사가 조제하면 된다. 성분명 처방 아래에서 의사는 어떤 약이 자신의 환자에게 투여됐는지 조제가 완료돼야 알 수 있다.

인체흡수 정도가 오리지널 대비 80∼125% 범위 안에 들기만 하면 허가하는 제네릭 제도의 특성상 태생적으로 오리지널약과 제네릭약은 동일할 수 없다. 제네릭의 이런 태생적 한계 탓에 전 세계적으로 의사에게 의무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강제하는 국가는 드물다.

성분명 처방 의무화를 주장하는 약사회의 자료에 따르더라도 유럽 국가의 성분명 처방률은 10% 전후(대한민국 약사학술제 2014년 발표)에 불과하다. 이는 성분명 처방이 보편타당한 제도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래서 부각(?)되는 약계의 대안이 '대체조제'다. 의사 처방이 무엇이든 약사는 다른 약으로 대체조제하면 되므로 사실상의 성분명 처방이다.

"처방권 갖기 위한 약계의 집요함 놀랐다"

다만 대체조제를 하기 위해서는 의사에게 반드시 대제조제 사실을 '고지'해야 하는데 대체조제할때마다 의사에게 대체 사실을 고지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체조제율은 제도 시행 이후 전체 조제 건수 대비 0.12%(심평원 2015년 자료)에 불과하다.

이광민 당시 대한약사회 정책이사는 2010년 대체조제를 보다 쉽게 고지할 수 있는 묘수(?)를 공론화했다. 일일이 약사가 대체조제 사실을 의사에게 고지하지 말고 정부 기관을 활용해 약사는 대체조제 사실을 기록하고 의사가 완료된 조제사항을 확인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2011년 의사가 쓰는 전자챠트와 'DUR(실시간 처방조제 지원시스템)'이 연동되면서 DUR은 대체조제 사실을 통보하는 가장 좋은 '도구'로 약계에서 떠올랐다.

조찬휘 당시 대한약사회장은 2015년 민주당 최동익 의원을 통해 이 두 가지 문제를 법 개정으로 해결하려 했다. 최동익 의원은 2015년 6월 '대체조제 사실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하고 심평원이 이를 의사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회기가 끝나도록 법안은 의결되지 않았다.

이때 주목해야 할 또다른 개정안이 통과됐다. 바로 의료법 18조의2 중 3항.

2015년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 등은 "의사·약사가 의약품을 처방·조제할때 처방금기 의약품 여부와 '그 밖의 보건복지부가 정한 정보'를 확인"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 통과로 이제 복지부가 복지부령으로 DUR에 '대체조제 여부'를 '그 밖의 복지부가 정한 정보' 범위에 포함해 넣을 수 있게 됐다.

남은 것은 의사가 DUR에 실린 대체조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게 하는 것.

전혜숙 의원이 바로 DUR에 실릴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전 의원의 발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사실상 의사의 반발을 제외한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모든 시스템은 완성된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최소 2010년부터 약계는 처방권을 갖고 오기 위해 10여 년 동안 치밀하게 움직였다며 "전 의원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대체조제 활성화의 기술적인 걸림돌은 없어진다"고 말했다.

전혜숙 의원은 "의약품을 처방·조제할때 복용약의 중복 여부, 병용금기, 연령금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DUR의 실효성을 확보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전혜숙 의원이 2017년 국회에서 발표한 DUR 강화방안ⓒ의협신문
전혜숙 의원이 2017년 국회에서 발표한 DUR 강화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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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2-23 00:38:09
맞는 말이네요. 제약회사에 리베이트 받아서 약처방하는 의사들은 약에대해 정작 잘 알지도 못하죠. 증상이 다른 환자인데도 매일 같은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실수도 잦지만 지적하면 감사합니다 하는 의사는 드물죠. 증상마다 약들이 정해져 있으니 그 약을 처방하면서 일수 계산도 안하고 어떻게 복용 해여하는지를 알아내는것은 약사의 몫이죠. 애초부터 외국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처방권이 약사에게 있어야 합니다 .

리베이트때문 2019-02-15 17:29:28
성분명처방으로 약사들이 리베이트 받아봤자 얼마받겠어. 의사들이 상품명처방할때보다 리베이트 규모가 10/1 되려나. 처방절대량 자체가 확 줄테니.

김생각 2019-02-15 14:25:43
참.. 로봇으로 지금 당장 대체되어도 그만인 약사라는 직업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또 살아남네
수많은 카피약 중에 뭘 고를지가 약사의 권리인데, 의사한테 통보했으니 약을 바꾼 책임은 안 지겠다고?

2019-02-15 12:31:25
병원에서 바로 약을 받을 수 있다면, 조제료-약국관리료-의약품관리료-복약지도료-저가약대체조제인센티브 등, 건보재정을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의약분업 이후에 환자들의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였고, 병원갔다가 약국 가야만 하는 불편만 늘어난 것 같아요. 물론 의약분업 이전처럼 약국에서 마이신, 스테로이드 맘대로 조제하던 시절로 돌아가지는 말아야지요. 그러나 의약분업은 폐지되어야 할 것 같아요.

약국가기시러요 2019-02-14 14:02:43
왜 불편하게 약국가서 약을 사야하죠? 약국 가면 약사가 식후 30분에 드세요가 끝인데 왜 복약지도료를 받죠? 약장에서 약 꺼내서 봉투에 담아주는데 조제료를 왜 받죠?
그냥 병원에서 바로 약 받고 집에 갈 수 있게 해주세요. 따로 약국 갈 필요 없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