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던 곳서 주검으로 발견된 의사…의료시스템 개혁이 '답'
일하던 곳서 주검으로 발견된 의사…의료시스템 개혁이 '답'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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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사협의회, "왜곡된 의료시스템 근본적 개혁에 정부 나서라" 촉구
포퓰리즘 문케어 의료 파국으로 내몰아…의료 정상화에 재정 투입 제안
ⓒ의협신문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의협신문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설날 연휴에 잇따라 전해진 동료 의사의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왜곡된 의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데 정부가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과 길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일하던 중에 갑작스럽게 주검으로 발견된 사건은 왜곡된 의료시스템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병원의사협의회는 11일 "이 나라의 의료체계가 누군가의 희생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과 이대로는 더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들의 희생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안타깝게 희생된 두 동료 의사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 병원의사협의회는 ▲응급의료를 비롯한 필수의료 영역에 대한 충분한 지원 ▲효율적인 응급의료전달체계 제도적 마련으로 응급실 과밀 현상 개선 ▲전공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와 보건의료인 법정 근로시간 준수 제도화 ▲무차별적인 급여 확대와 공공의료 확대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 폐기 및 진정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재원 투입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응급 및 필수의료 관련 수가 개선과 수가 개선과는 별개로 응급 및 필수의료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주장했다.

"지금도 대형병원과 상당수의 종합병원 이상의 응급실에서는 넘쳐나는 환자로 인해 의료진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힌 병원의사협의회는 "윤한덕 센터장이 일하던 국립중앙의료원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밀려드는 환자로 인해 응급실은 포화상태이지만 정작 응급의료를 전담하는 의료 인력과 시설 및 장비와 같은 인프라는 열악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 외래진료와 입원 등을 통한 수술 및 시술 치료보다 응급의료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병원 경영진은 응급 의료에 많은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병원의사협의회는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영역은 그간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겨우 버텨왔으나, 연이은 의료진의 안타까운 희생으로 이대로는 의료시스템을 유지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의료계의 절실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보장성 강화정책(문재인 케어)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 땜질식 처방만 반복해서는 미래의 응급의료와 필수의료체계는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의료인의 노력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고, 응급의료를 피하는 의료인이 없도록 응급 및 필수의료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의 응급실 과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인 응급의료전달체계 시스템도 제도적으로 만들 것을 주장했다.

절대적인 응급의료 인프라 부족과 응급의료전달체계 미확립으로 인해 환자가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하고 있는 문제와 의료인의 과중한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뿐만 아니라 응급의료전달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병원의사협의회는 중증 환자 발생 빈도 및 병원별 중환자 치료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각 병원의 응급센터나 응급실별로 치료 가능한 중증 환자 수를 배정해 이송하고, 지역 내에 절대적인 중증 환자 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면 강력한 지원책을 통해 여러 의료기관에서 중증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중환자들을 치료해야 하는 3차 의료기관은 법적인 문제 없이 비응급 및 비 중증 환자를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정부가 300병상 이하의 중소병원에 대한 기능전환 정책을 통해 중소병원의 병상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런 정책 방향은 응급실 과밀과 중증 환자 대형병원 편중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것"을 우려한 병원의사협의회는 "한정된 몇 군데가 아니라 중소병원을 포함한 여러 의료기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응급 환자와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야 지금의 응급실 과밀현상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를 포함해 모든 의사와 보건의료인이 법정 근로시간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제도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법정 근로시간 상한을 주 52시간 이내로 제한하면서도 보건의료업종을 예외로 지정한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어난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사망 사건은 이런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밝힌 병원의사협의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공의를 포함한 보건의료직종에 대한 근로시간 규정을 다른 일반 근로자들과 동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전공의특별법을 폐기해 전공의도 한 명의 근로자로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차별적인 급여 확대와 공공의료 확대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진정한 의료 정상화에 재원을 투입할 것도 요구했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로 이름 붙여진 무차별적인 급여 확대 정책과 공공의료 확대 정책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국민의 혈세와 건강보험료를 낭비하고 있는데, 이런 정책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료를 정치적 목적으로만 이용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폐기하고, 낭비되는 재원을 의료시스템 개혁에 사용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병원의사협의회는 "정부의 진정성 있는 행동만이 현재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낼 수 있으며, 제2, 제3의 윤한덕과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가 근본적인 의료제도 개혁 정책을 시작하도록 모든 가용한 방법을 동원해 압박할 것이며, 전 의료계 및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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