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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모럴 인저리' 팽배…의학한림원이 나설 것"
"의료계 '모럴 인저리' 팽배…의학한림원이 나설 것"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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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환 신임 의학한림원 회장, 의사들의 도덕적 상처 우려
"의사들이 냉소적 의술 펼치는 순간 의료시스템은 끝장"
임태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신임 회장 ⓒ의협신문
임태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신임 회장 ⓒ의협신문

"더이상 번아웃(burn-out)이란 말은 대한민국 의료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신 모럴 인저리(Moral-injury)라는 표현이 맞다. 의사들의 모럴 인저리를 해결하기 위해 의학한림원이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지난 2월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 임태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신임 회장(울산의대 명예교수)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모럴 인저리란 도덕적 상처가 쌓여 냉소적인 상태가 된 것을 의미한다. 많은 의사가 이미 모럴 인저리 상태에 있다는 설명이다.

임태환 회장은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임세원 교수, 윤한덕 교수, 전공의 사망사건들은 모럴 인저리를 가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사들이 냉소적인 의술을 펼치는 순간 의료시스템은 끝장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또 "현재 대한민국 의사들은 환자를 보는 모든 것이 정부의 정책에 얽매여 있다"며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의료행위가 있어도 제도가 허용치 않으면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가 의사들에게는 상처로 쌓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학한림원이 이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고 덧붙였다.

이날 임태환 회장은 의학한림원 리포트와 의학 연구의 사회적 위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의학한림원의 리포트는 바이블이 된다. 이전에는 언급조차 금기시됐던 의사의 실수 문제에 대한 1999년 리포트가 대표적이다"라며 "우리도 최근 '미래보건의료 전망연구'라는 리포트를 냈다. 앞으로도 끝까지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학한림원은 내달 27일 '건강검진의 현주소'에 대한 학술포럼을 계획하고 이를 리포트로 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건강검진의 역기능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학 연구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노벨의학상의 빗대 비판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백날 가도 한국에서 노벨의학상이 나올 수 없다.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참을성이 필요한데 우리는 당장 성과만을 바라고 있다. 선의의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에 대한 결과를 공유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의학뿐 아니라 정치·경제 모든 분야에서 근본이 약하다. 원천기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풍토를 바꿀 수 있도록 의학한림원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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