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弔詞] 진정한 선비 고 조승열 교수님 영전에
[弔詞] 진정한 선비 고 조승열 교수님 영전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1.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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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 哭拜(서울의대 열대의학교실/대한의학회 간행이사)
고 조승열 교수
고 조승열 교수

많은 우리나라 의학계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놀라움 속에 지난 1월 27일 영면하신 고 조승열 교수님 영전에 아룁니다.

교수님은 진정 시대의 선비셨습니다. 학문이 무엇이고 의학연구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기생충학 연구를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문은 어떻게 쓰고 학술지는 어떻게 편집하는지, 의학용어는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 의학연구에 관련한 모든 면을 성찰하시고 학자적인 지혜와 통찰을 몸소 보여주신 일생이셨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선생님의 영면을 믿지 못하는 후학들은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들리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존경과 그리움을 담아 되새기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1943년 서울에서 배천 조(趙) 가문에서 태어나셔서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1968년 졸업)을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기생충학을 전공하시고 교육과 연구를 시작하셔서, 중앙대학교·가톨릭대학교·성균관대학교에 재직하셨습니다.

2009년에 정년하신 다음엔 가천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교육을 계속 하셨습니다. 일생을 기생충학자로 일하시면서 300여편의 원저 논문을 출판하셨고, 개발하신 조직기생충증 혈청진단법은 이전에 진단되지 않았던 많은 환자들의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공직으로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장(1992∼1995), 대한기생충학회 제17대 회장(1988∼1989), 대한의학회 부회장 겸 간행이사, 영문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편집인(1997∼2006),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제3대 회장(2002∼2005),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4대 회장(2010∼2013)을 역임하시고 여러 역할로 그야말로 우리나라 의학계의 빛과 소금으로 기여하셨습니다.

조승열 교수님의 선구자적 역할은 학술지 편집에서 그 빛을 발하였습니다. 교수님은 모두가 재미없고 귀찮아하는 학술지 편집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인지하고 대한기생충학·열대의학회가 발행하는 <Korean Journal of Parasitology> 학술지의 편집인을 맡아 국내 학술지로 초창기에 먼저 MEDLINE에 등재하는 실력을 보이셨습니다.

그 후 대한의학회 학술지 편집인으로 하시면서 고 지제근 교수님 등과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를 창설해 국내 전 의학분야 학술지의 질적 향상을 선두에서 이끌어 주셨습니다.

학술지에 대한 교수님의 안목과 애정을 기반으로 국내 학술지들이 국제적으로 크게 도약하였고, 그 업적을 높이 인정받아 제2회 대한의학회 의학공헌상을 2015년에 수상하셨습니다.

선생님의 훌륭하심은 사실 논문, 공직 수행, 수상 등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에 더 깊이 자리합니다.

겸손하시고, 소박하시고, 공사 구분에 엄격하신 진정한 어른이셨습니다. 후학들이 기꺼이 따르고 싶은 진정한 이 시대의 선비이십니다.

일생동안 보고 배우면서 따르던 스승님을 보내드리면서 가르침을 실천하는 제자로 거듭나기를 다짐하며 남은 사람들의 슬픔과 사랑을 모아 삼가 향을 올립니다. 부디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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