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장갑을 잃었다
전쟁영웅 현봉학 선배
추모행사장에서 장갑 한쪽을 잃었다
장갑을 선물하는 것은
사랑을 드리는 것이라는데
사랑은 버리고 온 것은 아니겠지…
장갑 낀 손으로 현봉학 전기(傳記)를 들고
취위에 얼은 오른손은 품속에 넣은 채
동상(銅像)에 꽃을 바치는
일곱 분의 주요 인사들을 지켜보았다
내빈(來賓)들은 박수를 쳤고
내 품속 오른손은 가슴과 함께 쿵쿵 요동쳤다
그날 저녁 아내와 외식을 했다
장갑을 선물하는 것은
사랑을 주는 것이라는데
아내가 새 장갑을 사주었다
껴보니 손에 조금 컸다
서울 강서·연세이비인후과의원/<문학청춘> 신인상 등단(2011)/한국의사시인회·문학의학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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