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 의사,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하마터면
임신한 여성 의사,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하마터면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9.01.2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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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퇴원 하루 만에 병원 찾아 칼부림...피해 여의사 응급치료 후 귀가
박종혁 의협 대변인 "생명 피해 없어 천만다행...안전한 진료환경 만들어야"
고 임세원 회원 사망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도 안된 1월 24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환자가 자신의 주치의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또 발생, 충격을 던졌다. ⓒ의협신문
고 임세원 회원 사망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도 안된 1월 24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환자가 자신의 주치의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또 발생, 충격을 던졌다. ⓒ의협신문

고 임세원 교수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환자가 의사의 생명을 위협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24일 오후 본지에 서울특별시 은평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씨가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주치의인 B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칼을 휘두르며 공격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제보했다. 

복수의 병원 관계자는 조현병 환자인 A씨는 자의로 은평병원에 입원, 2개월 간 치료를 받았으며, 23일 자의 퇴원한 뒤 병원을 방문, B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공격했다. B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임신 5개월의 임신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은평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손을 다친 B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응급실에서 봉합치료를 받은 뒤 귀가해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큰 부상은 아니다"면서 "임신 중인 상태여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흉기를 휘두르는 A씨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다른 환자 한 명도 부상을 당했으나 경미한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가 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고 판단하더라도 환자가 원하면 즉시 퇴원을 시키도록 규정한 인권 존중에 초점을 맞춘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로 인해 치료받아야 할 환자가 퇴원해 거리로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도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보다는 환자의 퇴원 의사를 우선해야 하는 정신건강복지법의 한계에서 빚어진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A씨의 경우 자의로 치료를 받겠다고 은평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두 달 마다 환자에게 입원치료를 계속 받을 의사가 있는지 파악토록 규정한 정신건강복지법 규정에 의거, 자의퇴원 의사를 밝힘에 따라 퇴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퇴원 하루 만에 병원을 방문, 자신을 치료한 주치의인 B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흉기를 들어댔다. 

현재 서울 서부경찰서는 현장에서 A씨를 검거,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 폭행으로 인한 사망과 상해 사건 현황. ⓒ의협신문
의료진 폭행으로 인한 사망과 상해 사건 현황. ⓒ의협신문

진료실 의사 폭행 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9년 이후 언론에 보도된 의료인 대상 강력범죄만 어림잡아 10여 건에 달하고,  고 임세원 교수를 포함해 환자의 흉기난동에 목숨을 잃은 의사도 최근 10년간 4명에 이른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진 폭행·협박 현황' 자료를 보면 2017년 한해 병원에서 의료인 폭행·협박으로 신고·고소가 이뤄진 사례는 모두 893건. 하루 2∼3번 꼴로 진료현장에서 의료인에 대한 위해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슈화를 우려해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자체 종결한 사건을 감안하면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의료진 폭행과 난동 사건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5일부터 응급실 폭행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응급의료 종사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을, 중상해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사망에 이르게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해  처벌을 강화했다. 음주 상태에서 응급실 폭력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감형 사유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번 은평병원 칼부림 사건처럼 응급실이 아닌 진료실이나 의료기관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일반 폭력사건과 똑 같은 처벌을 규정하고 있어 진료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료실 폭행 사건의 경우에도 응급실과 마찬가지로 처벌을 강화한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중이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임신 중인 여성 회원과 폭력 상황을 만류하던 다른 환자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모든 환자가 편견 없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고 임세원 회원의 유지를 받들어 하루라도 빨리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혁 대변인은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진료환경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공감대가 함께 형성돼야 가능하다"면서 "국회와 정부는 물론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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