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절반,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의향
일반인 절반,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의향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1.23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지역 일반인·암환자·환자가족·의사 포함 총 4176명 대상 조사
윤영호 교수, "사전의료계획 작성 수가 인정으로 의료진 참여 끌어내야"

국민 절반은 자신이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윤영호(가정의학과)·박혜윤(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립암센터 김영애(암생존자지원과) 박사팀과 함께 '사전의료계획'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2016년 2월 제정된 이후,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초부터 시행됐다.

법은 임종 기간에 있는 환자에게 불필요한 연명의료(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 등)를 중단하고, 이들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현재 성인이면 임종 기 연명의료를 어떻게 할지 미리 상의하고 문서로 남길 수 있으며, 지금까지(2019년 1월 3일 기준) 접수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향후 임종 과정에 들어갈 경우를 대비해 연명의료와 호스피스에 대한 의향을 미리 정해두는 서류) 누적 등록자 수는 10만 명 이상이다.

이번 조사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된 2016년 당시 7∼10월까지, 전국 지역 일반인(1241명), 암환자(1001명), 환자가족(1006명), 의사(928명)의 네 집단(총 4176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조사 결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일반인 46.2%, 암 환자 59.1%, 환자 가족 58.0%, 의사 63.6%가 '건강할 때 작성'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은 자신의 질병 경과가 악화되거나 예측이 가능할수록 높아졌다.

중증질환으로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일반인 56.9%, 암 환자 68.5%, 환자 가족 69.9%, 의사 87.6%로 높아지더니, 말기 진단을 받았을 경우에는 일반인 68.3%, 암 환자 74.4%, 환자 가족 77.0%, 의사 97.1%로 나타난 것.

병원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권유하기 적절한 시점에 대해서는 ▲사망의 가능성이 있는 모든 시술이나 처치 시행 전(일반인 33.4%, 암 환자 29.9%, 환자 가족 27.9%, 의사 29.3%) ▲특정 중증질환 환자의 입원·응급실 방문 시(일반인 26.0%, 암 환자 24.4%, 환자 가족 25.2%, 의사 43.6%)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 시(일반인 20.7%, 암 환자 20.0%, 환자 가족 20.6%, 의사 24.4%) ▲모든 환자의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 시(일반인 6.1%, 암 환자 12.8%, 환자 가족 13.5%, 의사 6.8%) 순을 보였다.

특이할 점은 특정 중증질환자가 입원 또는 응급실을 방문할 때 의사의 경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권장할 수 있는 적합한 시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3.6%로 월등히 높았다.

'사전의료계획'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는 ▲대대적인 홍보 및 교육(일반인 36.7%, 암 환자 39.8%, 환자 가족 38.8%, 의사 37.1%) ▲가까운 곳에 등록기관 설치(일반인 17.8%, 암 환자 17.7%, 환자 가족 17.1%, 의사 7.1%) ▲쉽게 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 마련(일반인 19.2%, 암 환자 14.0%, 환자 가족 14.0%, 의사 5.3%) ▲사전의료계획에 관한 보험수가 마련(일반인 13.9%, 암 환자 13.5%, 환자 가족 14.6%, 의사 26.4%) ▲주금에 대해 솔직한 대화 가능한 문화(일반인 5.6%, 암 환자 6.2%, 환자 가족 6.4%, 의사 19.1%) 등이 제시됐다.

특히 의사들은 대대적인 홍보 및 교육(37.1%), 보험수가 마련(26.4%), 죽음에 대해 솔직한 대화 가능한 문화(19.1%)로 다른 집단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인 반면, 가까운 곳에 등록기관 운영(7.1%), 온라인 프로그램 마련(5.3%)은 다른 집단보다 응답률이 훨씬 적었다.

이와 달리, '사전연명계획'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건강이 악화했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편하다는 점 ▲사전에 결정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의견이 바뀔 것 같다는 점 ▲문서를 작성하더라도 내 뜻대로 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 등으로 나타났다.

박혜윤 교수는 "대상자 상당수가 적절한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사전의료계획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일반인과 환자 눈높이에 맞는 제도가 설계되면 많은 이들이 편안한 임종을 맞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윤영호 교수는 "대대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통해 죽음을 얘기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할 때, 중증질환 진단 시, 말기 진단 시 3회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혹은 사전의료계획 작성에 대한 수가를 인정해, 의료진들의 원활한 참여를 끌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대국민 연구 결과는 해외 학술지 <통증과 증상 치료(Journal of Pain and Symptom Management)> 1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