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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격막 탈장 사망 사건' 구속 의사 3인에 금고 2∼3년 구형
'횡격막 탈장 사망 사건' 구속 의사 3인에 금고 2∼3년 구형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1.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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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금고 3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정의학과 전공의 2년
수원지법 결심공판 "세브란스병원 감정 '가설' 불과" 반론... 2월 15일 선고 예고
수원지방법원 ⓒ의협신문
수원지방법원 ⓒ의협신문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까지 열리며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3인 의사 구속 사건' 의료진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전원 금고 구형을 받았다.

수원지방법원은 18일 횡격막 탈장 8세 환아 사망 사건 항소심 공판을 마무리했다. 2018년 11월 16일 시작된 첫 항소심 공판은 총 세 번 열렸다.

검사는 A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금고 2년, J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금고 3년, L가정의학과 전공의에게 금고 2년을 각각 구형했다. 1심 구형과 동일하다.

최후 변론에서는 세 차례 진행한 의료감정에서 유일하게 '환아 첫 내원 시, 횡격막 탈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회신을 한 세브란스병원의 감정 결과가 1심에서 전제된 점에 대한 반박이 주를 이뤘다.

A응급의학과 전문의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응급의학과 의사의 당시 처치와 진단에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내원 당시 횡격막 탈장 소견이 명백했는지 ▲당시 흉부 X-ray 소견상 심각한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응급실 내원 당시 A의사의 진단·처치가 적절했는지 ▲흉부 X-ray 이상 소견을 진료기록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 과실에 해당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변호했다.

A응급의학과 전문의측 변호인은 "영상의학회를 비롯해 의료 단체에서도 첫 내원 시 횡격막 탈장 진단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회신했다. 당시 엑스레이와 증상만을 보고 심각한 질환을 의심할 수 있었는지, 당시의 진단·처치 외의 질환을 의심해 추가 검사를 하는 것이 응급의학과 의사의 역할인지를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환아가 처음 내원한 5월 27일은 횡격막 탈장이 명백하지 않았다. 심각한 질환도 없었다. 귀가 시 내원을 권유했고, 실제 외래에 내원했다.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망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 A응급의학과 전문의측 변호인은 "응급의학과 의료현실에 비해 너무 부당한 판결이 나왔다"고 항변했다.

J가정의학과 전문의측 변호인은 부검이 이뤄지지 않아 명확한 사인을 특정할 수 없는 점을 짚었다. 세브란스병원 감정 결과에 대해서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세브란스병원 감정의견에서는 '위산에 의한 심장 화상'을 얘기하는 데 존재하지 않는 가설이다. 그것으로 사망에 이른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힌 J가정의학과 전문의측 변호인은 "흉부의 사진을 보고 진단했다 하더라도, 응급수술을 요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허혈·괴사가 없던 상황이다.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할 수 없다"면서 "피고인은 깊은 뉘우침과 반성을 하고 있다. 유족과 합의했고, 유족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판결해 달라"고 변호했다.

L전공의 측 변호인은 "피교육자로서의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음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가정의학과 1년 차 전공의로 경험과 지식 부족했다. 다른 병원 응급실의 경우 응급의학과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있으면 가정의학과 전공의가 응급 소아 환자를 보지 않는다"고 설명한 L전공의 측 변호인은 "당시 응급의학과장이나 소아청소년과장조차 (이상 소견을)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공의에게 (이상 소견을)발견하리란 기대는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전공의 측 변호인은 "외국의 경우, 의료 과실이 있어도 민사로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과도하게 의사를 처벌하지 않는다. 진료 결과가 안 좋다는 이유로 처벌을 한다면 회피 진료와 과잉진료를 유발할 것"이라며 "법이 선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후 발언을 통해 의료진들은 환아 사망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A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환자를 진료했던 의사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몹시 가슴 아픈 일이다.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또 하면서 의료계를 한동안 떠났다. 이 재판이 현장에 있는 응급의료계의 의료진의 의지를 꺾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J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환아의 사망이 가슴 아프다. 의사로서 양심을 걸고, 절대 소홀히 진료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환아에 대한 아픔을 가지고 사는 것은 저의 짐일 것으로 생각한다.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전했다.

L전공의는 "사건 당시 복부 엑스레이를 찍었다. 흉부까지 찍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환자를 볼 때, 최대한 다른 가능성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시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최후 발언을 남겼다.

재판부는 1심에서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자료와 항소심에서 추가로 받은 자료를 종합해 1심 판결이 정당한지, 정당하다면 양형은 적절한지 판단하겠다"면서 "최종 선고는 2월 15일 금요일 오전 10시 10분에 하겠다"고 공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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