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제약사가 꿈의 직장? 잇따라 불거지는 노무 문제
외국계 제약사가 꿈의 직장? 잇따라 불거지는 노무 문제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1.06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지침' 앞세운 부당해고·근무환경 악화 이중고
최근 투신 사망 사건까지…"외부 시선과 실체는 달라"

입 모아 '꿈의 직장'으로 부르던 외국계 제약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근무환경과 임금 등 처우에 대한 내부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근무 중 투신 사망 사건까지 발생한 것.

이는 계속되는 글로벌 본사 차원의 한국지사에 대한 조직개편, 인원 감축 요구와도 연관성이 있다. 다시 말해 앞으로도 노무 관련 문제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 일선에서는 여전히 외국계의 상황이 낫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 제약업계의 단면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국적제약사의 한국지사 2곳이 근무조건, 환경 개선을 외치며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글로벌 본사 지침'으로 대표되는 사측의 일방적 요구, 혹은 통보에 맞서기 위함이다.

전체 임직원 대비 조합원 비중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기준 마지막으로 민주제약노조에 가입한 MSD의 경우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노조는 적정임금과 고용안정, 휴일근무시간 인정, 인사평가 부당함 등을 설립 이유로 들고 있다. 특히 고용안정은 몇 해 전부터 불거지고 있는 다국적제약사 노조의 주요 쟁점이다.

실제로 박스터의 경우 2017년 부당해고 논란으로 노조원이 미국 대사관 앞 1인 시위까지 벌이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A 다국적제약사 한국지사에서 근무한 한 영업사원은 "A사를 포함한 여러 다국적제약사가 신입사원 전체를 계약직으로 뽑는다. 계약직이라도 글로벌제약사에 입사하게 돼 기뻤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본사의 인원감축 지침이 내려왔고 신입사원들은 최우선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저 '인사평가 결과 정규직 해당자 없음'이라고 통보하면 그만이었다"고 덧붙였다.

A사의 행위를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간 다국적제약사의 장점이라는 선진적 근로환경, 투명한 인사 관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다국적제약사 영업사원은 업무압박에서 자유롭다는 기존의 인식도 깨진 지 오래다.

B 다국적제약사 영업사원은 "학회, 심포지엄 등은 주로 주말에 이뤄진다. 부스지원을 들어가면 길게는 10시간까지 근무한다. 하지만 수당을 제대로 주는 곳은 많지 않다"며 "내근직 또한 주말까지 일해야 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GSK 컨슈머헬스케어 영업팀장이 근무시간에 유서를 남기고 사무실 소재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답하고 있으나, 해당 팀장이 지속해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상황에도 여전히 국내 제약사보다는 낫다는 의견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에서 다국적제약사로 이직한 한 영업사원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만큼 현재 다국적제약사가 훌륭한 근로환경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근로환경은 악화됐지만 짧은 근속연수, 본사 이익에 치중한 인사관리 등 단점은 여전하다"면서도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전혀 다른 업계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