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6:00 (금)
해부 10
해부 10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9.01.07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부 10

방 안 메말라가는 문고리
시계 반대 방향으로 기우는 고갯짓에 외래의 풍경을 구겨 넣는다
여느 일대기처럼 후줄근한 기억의 절편만이
이 열쇠 구멍을 가른다

 

늘 비껴가는 불운이 있듯
허공이라면 얼마든지 메울 수 있다
벗어나지 못할 속때의 습기 엄습한 곳
녹슨 철제만 남긴 채
더는 체열이 느껴지지 않는다

 

바깥세상이 솔솔 풍겨오는 그 틈새로 나는 코를 가져다 댄다
입맛을 다시는 듯 부르르 떨고 있는 손잡이
적막만큼 어둡지 않지만
오래 슬피 운 숨결이다

 

가본 적 없는 풍경과 맞닿은 문 밖 고리마저 진단하고 싶다
같은 몸임에도 체온이 다른 
우연히 조금 다른 처지가 한 덩이
가슴께, 매달려 있다

김호준
김호준

 

 

 

 

 

 

 

 

 

공중보건의사/2014년 <시와 사상> 등단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