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 故 임세원 교수 애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故 임세원 교수 애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1.0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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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대책위원회 구성ㆍ홈페이지에 추모 공간 개설
유족측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마음 아픈 사람 차별없게 해달라"
의사회 한 회원이 고 임세원 교수를 추모하면서 그린 그림.
의사회 한 회원이 고 임세원 교수를 추모하면서 그린 그림.

환자가 휘두른 칼에 사망한 故 임세원 교수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일 성명을 내고 故 임세원 교수(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신경정신의학회는 "2018년 마지막 날 저녁에 날아온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에 학회 모든 회원은 애통하고 비통한 감정과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故 임세원 교수를 잃고 크나큰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 그리고 동료들과 고통을 함께 하고자 한다"며 슬퍼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고인은 자신의 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자신이 통증으로 인한 우울증의 고통을 경험한 치유자였고, 본인에게는 한없이 엄격하면서 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였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직장정신건강영역의 개척자였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형 표준자살예방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의 개발책임자로서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을 위해서도 선도적인 임무를 수행하던 진정한 리더였다"고 그동안의 업적을 평가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별도의 추모 과정을 통해 고인을 뜻을 애도하고 기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현 이사장(권준수 교수·서울의대)과 차기 이사장(박용천 교수·한양의대)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전 회원이 임 교수를 애도할 수 있도록 학회 홈페이지(http://www.knpa.or.kr)에 추모 공간을 개설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안전하고 완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현황 조사를 실시하고, 정책 방안을 논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고인의 동생을 통해 받은 유족의 뜻도 전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유족 측은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뜻을 전했다"며 "학회 회원들이 고인의 유지를 위해 애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진료 현장은 질병의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는 아름다움이 넘치는 희망의 공간이어야 하지만, 재발과 회복의 반복을 일선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치료현장은 결코 안락한 곳은 아니다"고 밝혔다.

의사에게 안전한 치료 환경을 보장하지 못하고, 환자에게 지속적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정신보건의료 제도하에서 이러한 사고의 위험은 온전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치료팀이 감내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안전한 치료 시스템 마련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마지막으로 고인이 사망하기 보름 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을 인용하면서 명복을 기원했다.

"얼마 전 응급실에서 본 환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신 선생님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긴박감과 피 냄새의 생생함과 그리고 참혹함이 주된 느낌이었으나 사실 참혹함이라면 정신과도 만만치 않다. 각자 다른 이유로 자기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보다 객관적 상황에 부닥쳐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는 그중에서도 정말 너무너무 어려운, 그분의 삶의 경험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혹함이 느껴지는,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는 도대체 왜 이분이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면서 그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 이렇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그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 또한 그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의 삶을 돕게 될 것이다. 모두 부디 잘 지내시길 기원한다.
이번 주말엔 조금 더 큰, 좀 더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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