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참혹사…의협"예고된 비극"
강북삼성병원 참혹사…의협"예고된 비극"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1.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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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피살사건 입장 표명
정부·정치권에 대책 촉구..."선정적 보도 지양해야" 당부
서울 강북 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18월 12월 31일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사망했다. (사진=서울 강북삼성병원 응급의료센터) ⓒ의협신문 김선경
서울 강북 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18월 12월 31일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사망했다. (사진=서울 강북삼성병원 응급의료센터)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는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살해당한 '참혹사'가 발생한 데 대해 고인에 대한 애도와 함께 엄중한 대처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월 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참변이 발생했다. 새해를 맞이한 의료계는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는 대책 마련을, 언론사에는 선정적 인 보도를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8년은 전북 익산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을 비롯해 의료진에 대한 폭력 사건이 유난히 많았다.

의협은 "전 의료계가 한마음으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첫 성과로 국회에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행 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극이 발생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의료인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폭행은 수시로 이루어져 왔다. 살인사건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이번 사건을 '예고된 비극'으로 평가했다.

의료진은 진료 현장에서 폭행에 대해 무방비 상태다. 이는 개인의 힘으로 예방·해결할 수 없다.

의협은 "의료계는 그간 정부와 정치권에 위험에 노출된 의료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번번이 좌절됐다"며 "최근 응급실 내 폭력 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가 이뤄졌지만, 의료진은 의료기관 내 어디서든 강력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의료진에 대한 폭력 사건에 대해 심각성을 분명히 인식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사-환자 사이의 폭력을 희화화하고, 의료기관 내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유도하는 방송 행태와 함께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선정적인 기사를 연이어 내보낸 언론의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상류층의 자녀 교육을 주제로 한 드라마에서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의 뒤를 쫓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고 꼬집은 의협은 "이번 사건은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에게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진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서 항의해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시청자에게 심어줄 수 있다. 이러한 방송 행태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방적·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내 의사와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언론 행태도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의협은 이어,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오해·편견을 양산할 것을 우려했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가 정신질환 병력이 있었던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발생할 부작용을 염려한 것.

의협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막연한 오해나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이 피의자의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아직 전혀 밝혀진 바가 없다. 섣부른 언론의 추측성 보도나 소셜미디어상의 잘못된 정보의 무분별한 공유가 대중의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부추길 것을 경계한다"며 범행동기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정밀한 정신건강의학적 감정을 수사당국에 요구했다.

"정신질환자의 의료 이용의 문턱은 더 낮아져야 한다"며 "정신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다. 이를 어렵게 하는 사회적 인식과 불합리한 제도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은 물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료인 대상 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 전체의 문제 인식 제고가 함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의협은 "정신건강의학적 치료의 최전선에 있던 전문가가 잔혹한 폭력의 희생양이 됐다는 점에서 진료 현장의 의사들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며 "다시 한번 예기치 못한 불행으로 유명을 달리 한 회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는 의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에 오늘(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는 2018년 12월 31일 오후 5시 44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중 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피의자는 범행 사실을 시인했고,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횡설수설'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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