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전문 제일병원 경영 위기
산부인과 전문 제일병원 경영 위기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8.12.31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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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검사 불가' 공지...응급실 운영 변경·셔틀버스도 중단
저출산·저수가·노사 갈등·매각 차질..."병원 살려야 " 청와대 국민청원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 홈페이지 ⓒ의협신문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 홈페이지 ⓒ의협신문

1963년 개원, 연간 산부인과 외래 진료 15년 연속 전국 1위(대한병원협회 발표), 자궁암 검사·부인암 1차 치료 전국 1위(수련병원 실태조사), 연간 분만 실적 약 8000여건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을 대표 여성전문병원의 아성을 구축한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도 저출산·저수가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제일병원은 홈페이지에 '병원 사정 상 진료 불가 안내'를 공지했다. 당분간 진료 및 검사를 정상적으로 운영이 불가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제일병원은 현재 전원 의뢰서와 제증명 서류 발급 업무 만 가능한 상태다. 응급실도 12월 29일부터 평일 오전 8시∼오후 5시까지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토요일·휴일은 열지 않고 있다. 셔트버스 운영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제일의료재단은 이사진 인수를 조건으로 금융권 부채 변제, 병원 건물 및 부지 매입, 임직원의 임금·퇴직금 등을 승계하는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상안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개원이래 1974년 국내 최초 산부인과 영역에 초음파 진단법을 도입하고, 1986년 민간병원 최초의 시험관아기 임신성공, 1988년 국내 최초 부인과 레이저 복강경 수술 성공, 1988년 동양 최초 동결수정란을 이용 시험관아기 임신 성공 등을 기록하며 10년 연속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제일병원이 매각 협상을 해야 할 정도로 경영위기에 내몰린 원인으로는 저출산 여파가 크다. 연간 8000여건에 달하던 분만 건수는 2014년 5490건, 2015년 5294건, 2016년 4496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저출산은 제일병원 만의 문제는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5년간 지역별 분만 심사 현황'을 보면 전국 분만의료기관은 2013년 706곳에서 2017년 528곳으로 17.6% 감소했다.

하지만 정부의 분만취약지 예산은 2018년 70억에서 2019년 69억으로 오히려 줄어들었으며, 지원금을 받는 의료기관도 41곳에 불과하다.

강아지 분만료 보다 낮은 수가도 위기를 부채질한 원인 중 하나다.

자연분만 시 분만 비용은 35∼40만원(제왕절개 50∼80만원) 가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가의 70%에도 못미치다 보니 정상적인 보험급여 만으로는 병원 운영은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1일 분만료를 2.2∼4.4% 올렸으나 인건비 인상과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상분만 비용은 약 60∼65만엔(분만료 18만엔+신생아관리료·검사조제료·처치료 등 14만엔+입원료 29만엔+기타)으로 출산지원금을 제외하면 개인부담은 약 220만 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70만엔 수준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경영 위기 국면에서 무리한 확장 공사와 은행권 대출만 850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임금·퇴직금 삭감 및 체불 사태가 불거지고, 경영권과 인사권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간호사·행정직원들의 휴직과 사직 사태가 아킬레스건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6월에 이어 지난 10월에는 간호사와 일반 행정직원의 급여를 체불했으며, 11월 들어 의사들의 급여까지 체불할 정도로 경영위기에 내몰렸다.

급기야 지난 11월부터 입원실과 분만실을 폐쇄하고 외래진료만 하다가 이번에 모든 진료와 검사를 당분간 중단한키로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제일병원지부는 A이사장이 이사회 의결이나 구성원 동의없이 대출받아 재단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4월 노조는 배임과 사문서위조 혐의로 A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최근 업무상 배임 혐의로 A이사장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에는 '경영위기 "제일병원" 되살려 주세요(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482991)'라는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의협신문
청와대 국민청원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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