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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주에서 온 아이
[신간] 우주에서 온 아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8.12.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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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지음/연문씨엔피 펴냄/1만 7000원

"인간과 우주는 근본적인 의미에서 서로 관련이 있다. 인류의 태생은 우주공간이고 미래 운명도 우주와 연결돼 있어, 인류의 진화과정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뿐만 아니라 사소하고 하찮은 뜻밖의 일도 따지고 보면 우주와 연관이 있다. 우주 한 모퉁이를 빌려 쓰고 있는 인간은 공간의 소중함을 모른 채 갚아야 할 빚을 잊고 있다.……얘야, 우리는 모두 다른 별에서 지구로 소풍 왔단다.그동안 놀다 떠나온 우주로 다시 돌아가는 거야. 바람이 되고, 수증기가 되고 혹은 먼지가 되어 떠나겠지.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다. 우주가 멈추지 않는 한 순환하는 생명에 끝이란 없단다. 애벌레가 옷을 벗고 나비로 태어나는 것처럼 다른 세상으로 가는 거야. 이별은 그렇게 나쁜 것도 슬픈 것도 아니란다." - <우주에서 온 아이> 중에서 -

이정희 알로이시오기념병원 진료부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 수필집 <우주에서 온 아이>를 펴냈다.

저자는 이번 수필집에 의사가 바라보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담았다. 바깥 세상에 대한 동경이 있고, 창밖에서 바라보는 편향된 시선에 대한 해명과 비틀린 편견을 바로잡으려고 애쓴 흔적도 갈무리된다. 진료실에 있었던 소중한 사연과 함께 고통받던 아이들에 대한 회상도 옮겼다.

아픈 아이들 곁을 지켜야 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그들이 남긴 단상을 마음으로 새겼다. 생사의 갈림김에서 생명의 소중함, 아이들이 회복했을 때의 보람, 그리고 아쉬움, 좌절도 책 곳곳에 스며들었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청진기 아저씨 ▲운명을 노래하는 아이들 ▲하늘과 땅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눈 ▲그 이후는 등을 표제로 쉰 네 편의 수필이 모아졌다.

아이를 대하는 저자의 마음이다.

"작은 가슴 위에 청진기를 놓는다. 새근대는 숨소리, 콩닥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린다. 어떤 악기로연주하는 소리보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생명의 소리다. 빠른 심장소리는 해거름에 어미소를 찾느라 허둥대는 초조한 송아지 발걸음 소리 같다. 너른 벌판에서 헐떡거리며 보이지 않는 어미를 찾는 망아지의 다급한 발자국 소리같기도 하다. 아이의 좁은 가슴이 팔딱거린다."

저자는 지난 2002년 <수필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한국문인협회, 한국의사수필가협회, 부산의사문우회 등에서 수필가로 활동하며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첫 수필집 <다음날, 그 다음날도>(2007)를 상재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그동안 '원종린수필문학상'(2009)·한미수필문학상(2013·2015) 등을 수상했다(☎ 051-467-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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