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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란리뷰 '손목터널증후군, 한방 침 치료 효과 없어'
코크란리뷰 '손목터널증후군, 한방 침 치료 효과 없어'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8.12.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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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한방병원장 책임저자, 경희대·한의학연구원·메릴랜드의대 공동연구
한특위 "의학적 근거 무시한 한방난임사업·추나요법 급여화 되짚어 봐야"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한방 침 치료는 효과가 없거나 거의 없어 보인다는 내용이 코크란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12월호에 발표됐다. ⓒ의협신문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한방 침 치료는 효과가 없거나 거의 없어 보인다는 내용이 코크란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12월호에 발표됐다. ⓒ의협신문

코크란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12월호에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를 체계적 문헌고찰한 결과, 효과가 없거나 거의 없어 보인다는 내용이 발표됐다(https://www.cochranelibrary.com/cdsr/doi/10.1002/14651858.CD011215.pub2/full).

코크란 리뷰는 근거중심의학 평가에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손목터널증후군의 침 치료 효과를 분석한 코크란리뷰의 책임저자는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장인데다 부산대·경희대·한국한의학연구원·미국 메릴랜드의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들은 손목터널증후군의 침술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 논문을 검색, 기준에 맞는 12개의 논문을 선정·분석했다. 12개의 논문 가운데 중국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이 5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2건, 독일·홍콩·이란·대만·태국이 각각 1건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침술과 가짜침(플라시보) 대조군과 비교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 완화 증거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을 수 있다"면서 "침술이 손목터널증후군 증상 치료를 위한 약물 복용이나 주사 등 다른 방법보다 효과적인지 또는 덜 효과적인지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으며, 통증이나 멍 같은 경미한 부작용이 보고됐고, 부작용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은 논문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에 대한 침술 효과를 엄격히 평가하려면 고품질의 무작위 통제시험(RCT)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맺었다. 

이번 코크란리뷰의 결론은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 치료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2017년 3월 발표한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하버드대와 공동연구 결과(https://academic.oup.com/brain/article/140/4/914/3058778)와는 상반된 것이다.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임상시험과 함께 뇌 영상을 분석한 이 공동연구는 가짜침을 맞은 그룹도 진짜침을 맞은 그룹만큼이나 진통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면서 "환자들에게 자신이 맞은 침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려주고 나서야 두 그룹간의 효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등 효능을 입증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질적으로 미흡하고, 규모도 작다"고 설명했다. 

이 공동연구는 이번 코크란리뷰의 기준에 맞지 않아 평가대상에서 제외됐다.

한특위는 "침술은 설계가 엉성한 임상시험에서는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코크란 연구와 같이 엄밀한 평가에서 플라시보 효과를 넘어서는 뚜렷한 효능을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국제 의학계에서 한방 치료 효과를 인정받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한방 치료법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주제는 침술과 진통효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3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BMJ)은 통증에 침 치료를 권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전문가의 찬성과 반대 의견을 소개할 정도로 국제 의학계에서 침술의 가치는 논란이 일고 있다(https://www.bmj.com/content/360/bmj.k970).

한특위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지난 2016년 '요통 임상진료지침'을 개정하면서 새로운 임상시험 근거들을 바탕으로 "침 치료를 실시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혀 2009년 침 치료를 권장한 입장을 바꿨다(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6/mar/24/acupuncture-for-low-back-pain-no-longer-recommended-for-nhs-patients)"면서 영국 NICE가 임상진료지침을 바꾼 데 대해 무게를 실었다.

스페인 정부 역시 지난 11월 대체의학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는 "근거 중심의 치료법을 보완·대체하는 침술과 동종요법 등으로 인한 잠재적이고, 해로운 영향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과학적 증거가 없더라도 일부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고 지적한 스페인 정부는 "보건센터에서 대체의학을 배제하고, 모든 치료는 공인받은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방 당국 및 대학과 협력, 스페인 내 대학에서 대체의학 시술 및 교육 을 금지할 계획이다.

스페인 정부가 대체의학 시술 및 교육 금지 계획을 밝히고 나선 배경에는 현대의학 치료를 중단한 채 대체의학 시술을 받다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특위는 "한방난임사업이나 추나요법 급여화 등 의학적 근거를 무시한 한국의 의료정책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페인 정부의 대체의학 금지 계획 발표를 전한 [The Guardian] 11월 14일자 보도기사 ⓒ의협신문
스페인 정부의 대체의학 금지 계획 발표를 전한 [The Guardian] 11월 14일자 보도기사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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