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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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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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너는 이 봄을 성큼 걸어와서
나는 백년을 기다려서

우린, 만났다

나는 그때를 기억한다
솜나물꽃의 표정, 몰락한 도시에 세워진 작은 표지판처럼 가지 끝에 꽃 하나가 전부였고 낙엽더미에 기대어 있었다 사사로운 감정을 숨긴 채 완벽하게 제 임무를 수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은

첫, 

두렵고 떨리는 그 첫, 때문에 그해는 낮은 곳부터 봄빛이 뒤척였다

너는 꽃을 피우고 내게 꽃을 심을 때
가녀린 꽃대에 바람이 사무쳤다

뿌리에서 성긴 꽃잎까지
너는 물의 발자국으로 흘러 
내 마음에 강을 만들어주었다 

한현수
한현수

 

 

 

 

 

 

 

 

 

▶분당 야베스가정의학과의원장. 2012년 '파문의 대화' 외 1편이 <발견>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오래된 말> <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가 들으시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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