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올여름 터진 전북 익산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에 분노하며 하나 됐다. 하나 된 의사들이 환자와 의료인의 안전을 외치며 진료실을 뛰쳐나오자 잘못된 관행과 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의협신문>은 올 7월 1일 새벽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진료를 하던 의사가 술에 취한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사건을 보도했다. 응급진료를 하던 A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얼굴을 여러 차례 맞아 코뼈가 주저앉고 순간 정신을 잃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이른바 '익산 응급실 폭행 사건'이 의협신문을 통해 알려지자 의료계는 들끓기 시작했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사건 다음 날인 3일 익산경찰서장을 찾아가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피해 의사를 위로했다. 지역의사회와 전문과의사회 등 의료계 단체는 연이어 익산 응급실 폭행 가해자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가해자의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비록 청와대의 공식답변을 들을 수 있는 20만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한 달여 동안 무려 14만 7885명이 국민청원에 동의했다.
경찰청 앞에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도 이어졌다.
의료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결국 변화를 가져왔다.
경찰청은 지난 9월 응급실 폭력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대응 방침을 발표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11월 '응급실 폭행 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법원 역시 11월 이후 응급실 폭행범에 대해 구속 판결이란 엄중한 판결을 연이어 내렸다. 박인숙·이명수·기동민 의원 등 13명의 의원은 의료기관과 응급실 폭력을 가중 처벌하는 20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