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료기술평가제도에 대한 제언
신의료기술평가제도에 대한 제언
  •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서울 강서구·바로척척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8.12.08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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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피낭·지방종 고주파 열치료 "최소 절개 흉터 최소화 효과"
연구자료 부족하다고 '조기기술' 분류...새 기술 원천 차단
이세라 의협 총무이사(서울 강서구·바로척척의원)
이세라 의협 총무이사(서울 강서구·바로척척의원)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당연(강제)지정제로 인해 좋은 점도 있을 수 있지만 강제라는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하거나 도입하는 데 많은 지장이 있다는 점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면 의료행위는 규정된 것 외에는 급여나 비급여로 할 수 없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의료행위 중에 대중적이고 인정받은 것들은 건강보험규정에 따라 시행할 수 있으나 그 외의 기술은 허가를 받지 않으면, 환자에게 시술할 수 없고, 시술을 해도 돈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신의료기술평가제도가 생겨났고, 수차례 규정을 변경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다. 이 제도에 의하면 안전성 및 유효성이 있는 의료기술로 인정되면 신의료기술로 규정하고, 실제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정을 받지 못한 그 외의 의료기술은 조기기술이나 연구단계 의료기술로 분류,  임상에서 사용할 수 없다. 이것은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이기도 하지만 과학자 또는 의사들이 새로운 기술 도입을 방해하는 원천적 차단막이다.

필자는 2000년부터 표피낭이라고 하는 질환을 외과적인 절개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치료해 왔다. 표피낭이라는 질환은 피지낭 또는 유표피낭이라 불린다. 세종대왕이 앓았다는 종기에 해당하는 병으로 주로 등이나 목·귀 주변을 비롯해 몸 여기저기에 발생하며, 짜내면 냄새를 풍기는 분비물이 나오는 질병이다. 그대로 두면 점차 커지다가 감염돼 고생한다. 이 질병은 여드름과 유사하기도 하지만 여드름보다 훨씬 큰 것이 특징이다.

표피낭을 치료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국소 혹은 전신 마취 후 절개를 하여 낭(sac)이라고 하는 지방성 분비물을 생성하는 조직을 제거해야 완치가 되는 병으로 대표적인 외과수술 질환이다. 

모두 잘 알듯이 외과적으로 피부를 절개하면 피부에 흉터가 남고, 치유기간이 길어져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따라서 절개를 하지 않거나 아주 미세하게 절개하고 낭(SAC)만을 절제하는 방식으로 수술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매우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였다.

이런 기술을 임상에서 활용한 결과,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도 표피낭을 완치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외과적 수술방법을 개발하면 국내에서는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고주파를 이용한 표피낭과 지방종 제거술을 개발, 신의료기술을 신청했으나 '조기기술'이라는 결정을 받았다. 

'기존기술'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에 관한 규칙 제8조 제2항 또는 제9조의 규정에 의한 요양급여대상 또는 비급여대상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인정된 기술을 의미한다.

'조기기술'은 '기존기술에 해당하지 않으며,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수행할 만한 연구결과가 부족한 의료기술'로, '연구단계기술'은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의료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조기기술이나 연구단계기술은 임상에서 사용할 수 없는 기술로 규정하고 있다. 

당연히 연구결과는 없다. 새로운 기술, 전세계에서 최초의 외과적 기술에 대해 무슨 연구 결과를 바라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현재 건강보험에서 외과의사의 기술료가 낮은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표피낭과 지방종 제거술을 비롯한 외과적인 수술방식에 대한 규제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여러 가지 규제로 의료발전을 막고 있는 건강보험 규정을 바꾸고,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 글은 2017년 5월 17일 완성했으며, 2018년 12월 8일자로 기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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