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후두염 환자 패혈증 정밀검사까지해야 처벌 피하나?
급성후두염 환자 패혈증 정밀검사까지해야 처벌 피하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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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내원 시 패혈증 증상 없어 의료기관 책임 없다" 판결
"지도·설명의무 소홀해 환자 사망했다"는 원고측 주장도 1심 이어 기각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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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후두염 증상을 보인 환자가 의원을 방문했을 때 패혈증을 예상하고 대학병원 수준의 정밀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또 대학병원이 이런 증상을 보인 환자에게 수술 등의 침습 행위에 따른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상될 때 하는지도·설명의무를 하지 않은 것이 설명의무위반에 해당할까.

법원은 두 가지 사항 모두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최근 서울북부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급성 후두염 증상을 보인 환자가 A의원과 B대학병원을 내원했다가 '패혈증과 다발성 장기부전'이 심하게 진행된 후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의원과 대학병원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원고 측은 의원과 대학병원에서 충분히 패혈증을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검사를 소홀히 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고, 상급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진료 과정에서 요구되는 설명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환자가 진료를 받았던 A의원과 B대학병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사망한 환자는 인후통·발열·발한·오한·두통 증상으로 A의원을 처음 내원했다. A의원은 증상과 발생 기간에 대한 문진을 한 뒤, 흉부 진찰상으로는 이상이 없으나 호흡기 진찰을 통해 인후부의 발적 소견이 있어 급성 후두염으로 진단하고 진통소염제를 처방했다.

또 환자가 두 차례 더 내원하면서 계속 인후통 증상을 호소해 A의원은 흉부 진찰상으로는 이상이 없으며, 계속 관찰된 인후부 발적 이외의 다른 이상 소견이 없다고 보아 진통소염제 다시 처방했다.

그런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환자는 B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당시 당직을 섰던 전공의는 체온·혈압을 측정하고 문진을 통해 발열·오한·기침·가래·식욕부진·두통·근육통·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음을 확인, 흉부 진찰상 이상 소견은 없다고 봤다.

또 전공의는 환자에게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도록 권유했고, 환자는 A의원에서 처방한 약을 하루 더 먹어본 뒤 다음날 B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진료를 예약하고 돌아갔다.

환자는 다시 A의원을 내원했는데, A의원 의사는 환자에게 근육통·인후동·기침·활당 등의 증상이 있다고 보아 즉시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전원 조치했다.

이 환자는 C대학병원 응급실을 내원했고, C대학병원에서는 심전도·흉부 사진 촬영·복부 CT 등의 검사를 진행하면서 당면한 신부전에 대해 CRRT(지속적신대체요법)을 시행하고 패혈증에 대한 항생제 투여을 시작하면서 중환자실로 이송했으나, 환자는 회복되지 않고 패혈증과 함께 다발성 장기부전이 더 심하게 진행되면서 사망했다.

이에 원고 측은 소송을 통해 ▲A의원은 신체검사를 게을리하고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시행하지 않아 패혈증에 대한 초기 응급치료를 못 한 과실 ▲신속하게 상급병원에 전원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 ▲황달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철저한 신체 검진을 시행하고 혈압과 체온 외에도 맥박수 및 호흡수와 같은 활력 징후 확인, 혈액검사·영상검사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해 패혈증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B대학병원에 대해서는 ▲단순 감기도 악화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 ▲발열의 원인이 감염에 의한 것인 경우 급속하게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점 ▲복통이나 두통 역시 감염에 의해 발생한 후속 증상일 수 있다는 점 ▲감염이 악화되면 패혈증과 같은 위중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점 ▲패혈증은 조기에 치료가 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는 점 등에 대해 지도 및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의 이런 주장에 대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A의원이 환자를 진료할 당시 미열은 있었지만, 고열에 이르는 정도는 아니었고, 환자의 혈압과 호흡 등은 정상, 호흡곤란·황달 등의 패혈증의 증상은 없었던 사실에 주목했다.

법원은 "당시 패혈증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거나 전원을 필요로하는 상황이었다기 보기 없다"고 판단했다.

B대학병원의 지도·설명의무 과실에 대해서는 전공의가 A의원의 진료내용을 신뢰하고 검사를 소홀히 해 패혈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법원은 "의사의 설명의무는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등 침습을 하는 과정 및 그 이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힌 뒤 "환자의 사망은 의사의 침습 행위와 무관하게 초래돼 지도·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 후 원고측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서울고등법원 역시 1심 판결 그대로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고등법원은 "A의원에서는 초기 진료단계부터 곧바로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드물고, 환자가 A의원을 내원해 치료를 받는 동안 보인 증상은 전형적인 급성 후두염에 해당하며, B대학병원은 패혈증 발생 가능 까지 염두에 두고 환자에게 지도·설명의무를 해야 한다고 할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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