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병원개설 물론 명의 변경·운영도 '유죄'
'비의료인' 병원개설 물론 명의 변경·운영도 '유죄'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8.1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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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포괄일죄' 적용...명의 변경·개설 무죄 판단한 원심 파기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비의료인인 A씨가 C치과의사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이후 D·E의료인 명의로 변경·운영한 사건(대법원 2018도10779)에 대한 판결을 통해 원심(서울동부지방법원2018노143, 2018년 6월 21일 선고)을 파기하고,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비의료인인 A씨가 C치과의사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이후 D·E의료인 명의로 변경·운영한 사건(대법원 2018도10779)에 대한 판결을 통해 원심(서울동부지방법원2018노143, 2018년 6월 21일 선고)을 파기하고,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은 당연히 유죄이고, 다른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변경·운영한 것도 유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비의료인인 A씨가 C치과의사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이후 D·E의료인 명의로 변경·운영한 사건(대법원 2018도10779)에 대한 판결을 통해 원심(서울동부지방법원2018노143, 2018년 6월 21일 선고)을 파기하고,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

이번 사건은 비의료인인 A씨가 C치과의사 명의로 ○○○치과의원 △△△점 개설·운영하면서 2015년 8월 28일 개설자 명의를 D로, 2015년 10월 16일 E로, 2016년 2월 15일 F로 잇따라 바꿔 운영했다. 아울러 C치과의사 명의로 ○○○치과의원 □□점을 개설·운영하면서 2015년 12월 20일 개설자 명의를 G로 변경했다.

검사는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 이후 여러 번 의료인 명의를 변경해 운영한 사건에 대해 실체적 경합범으로 기소했다.

검사는 대법원 판례(2014도7217 판결 2014년 9월 25일 선고, 대법원 2009도2629 판결 2011년 10월 27일 선고)를 들어 "의료법이 제33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기타 비영리법인 등이 아닌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제87조 제1항 제2호에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둔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위 의료법 조항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비의료인이 주도적인 입장에서 한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포괄하여 일죄에 해당하고, 여기서의 개설행위가 개설 신고를 마친 때에 종료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비의료인이 위와 같은 주도적인 처리 관계에서 이탈하였을 때 비로소 종료된다고 보아야 한다"며 주장했다.

아울러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범행방법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각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2007도8645 판결 2010년 11월 11일 선고)를 함께 제시하며 "의료기관의 개설자 명의는 의료기관을 특정하고 동일성을 식별하는 데에 중요한 표지가 되는 것이므로,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도중 개설자 명의를 다른 의료인 등으로 변경한 경우에는 그 범의가 단일하다거나 범행방법이 종전과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개설자 명의별로 별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각 죄는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유죄에 무게를 실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원심)은 치과 개설자 명의 변경 전후에 개설자인 의료인 1명이 바뀐 외에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동일성을 상실할 정도로 변경되지 않았고, A씨도 종전과 다른 의료기관을 새로 개설하겠다는 의사를 가졌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료법이 개설자 명의변경 등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A씨가 각 개설자 명의변경으로 의료기관을 새로 개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정한 의료기관의 '개설'에는 '운영'의 의미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최초 의료인 명의의 개설만을 유죄로 판단하고, A씨가 명의를 빌려 변경·운영한 의료법 위반 부분, A씨에게  D·E·F를 소개한 B씨의 의료법 위반 방조 부분, D치과의사의 의료법위반 부분을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공법상 법률관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일반인도 대체로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누구인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의료기관의 개설자 명의는 의료기관을 특정하고 동일성을 식별하는 데에 중요한 표지가 되는 것이므로,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도중 개설자 명의를 다른 의료인 등으로 변경한 경우에는 그 범의가 단일하다거나 범행방법이 종전과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개설자 명의별로 별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각 죄는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A씨에 대한 의료법 위반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은 파기하되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의료법 위반 부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죄 및 사기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들 모두에 대해 하나의 형을 정해야 하므로, 전부 파기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B·D씨에 대한 부분 역시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 C씨의 상고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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