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해외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국내는 왜?
불붙은 해외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국내는 왜?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12.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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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 바이오시밀러 저가 공세에 오리지널까지 약가 낮춰
"국내 시장, 바이오시밀러 타깃 아냐…굳이 안 낮추는 것"
ⓒ셀트리온 홈페이지
ⓒ셀트리온 홈페이지

해외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가격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속속 출시되며 앞다퉈 가격을 낮추고 있는 것.

반면 국내 시장은 조용하다. 국내 시장에도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고 있지만, 가격경쟁에 대한 이슈는 전혀 없다.

가격을 무기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야 하는 바이오시밀러가 국내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배경은 무엇일까.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처방량이 적지만 보험상한가가 공개되는 탓에 업체들이 굳이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가격, 오리지널 대비 90%가량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 100mg'의 보험상한가는 35만 8000원이다. 오리지널인 얀센의 '레미케이드 100mg'의 37만 7500원 대비 94.8%에 달한다.

유럽시장에서 램시마가 레미케이드의 절반에 유통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고가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10mg'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트룩시마의 보험상한가는 22만 5000원으로 오리지널인 로슈의 '맙테라(리툭산) 10mg' 대비 90%다.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셀트리온이 스스로 트룩시마의 공급가를 15% 추가 인하한 것과는 딴판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에톨로체(성분명 에타너셉트) 50mg' 또한 오리지널인 엔브렐 50mg의 94.6% 수준이다.

다국적제약사의 바이오시밀러도 고가정책은 마찬가지다.

한국릴리는 인슐린글라진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베이사글라'를 출시하며 가격을 1펜(300U/㎖) 당 1만 700원으로 책정했다. 란투스의 1만 2245원 대비 87.5%.

녹십자가 인도 제약사로부터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글라지아도 1만 200원으로 83% 수준이다.

"국내 시장, 바이오시밀러 타깃 아냐…굳이 안 낮추는 것"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80%에 육박하는 전문의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하는 주된 이유로 '오리지널 대비 약값이 저렴하기 때문'을 꼽았다.

또 오리지널 대비 약가가 90%일때 15%, 80%일 때 30%가 처방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오리지널 대비 약가가 70%까지 떨어지면 처방의향이 급증해 70%의 전문의가 처방하겠다고 응답했다.

약가가 오리지널 대비 절반까지 떨어지면 96%의 전문의가 처방의향을 밝혔다. 가격만 낮추면 국내 바이오시밀러 처방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결과다.

발표를 맡은 박실비아 연구원은 "유럽의 경우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대비 70% 정도로 낮춰서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고 있고, 경쟁이나 입찰에 따라 4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며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소수제품이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인 탓인지 가격을 85∼95%로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 한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국내 시장은 타깃으로 개발된 제품이 아니다. 국내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는 것은 서비스 정도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2016년 가산 정책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의 책정 가능 가격이 올라갔고 굳이 낮추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지금보다 활성화되고 경쟁 제품이 많아진다면 국내 시장에서도 공급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일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애브비는 유럽시장에서 주력제품인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가격을 기존의 8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2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휴미라도 바이오시밀러의 저가 공세에 공급가를 낮춘 것이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에 씁쓸함이 남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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