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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순환기학회 "심뇌혈관 정책 거꾸로"
임상순환기학회 "심뇌혈관 정책 거꾸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1.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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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검사 주기 2년 환원ㆍ65세 이상 심전도 검사 추가
김한수 회장 "만성질환관리사업에 개원가 의견 반영해야"
김한수 대한임상순환기학회장 ⓒ의협신문
김한수 대한임상순환기학회장 ⓒ의협신문

심뇌혈관질환은 증가하고 있는데 심뇌혈관질환센터 예산은 오히려 줄이는 정부의 역주행 정책이 비판받고 있다.

김한수 대한임상순환기학회장은 1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정부는 전국 11개 심뇌혈관질환센터 운영 예산을 전년 대비  33% 줄였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순환기 진료 현장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심뇌혈관질환 정부 예산 감소 ▲국가 건강검진에 지질검사 주기 2년으로 복귀 ▲65세 이상 심전도 검사 추가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지질혈증 포함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순환기내과 개원의사 목소리 반영 등을 제시했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의 24.3%를 차지한다. 이로 인한 치료비와 사회경제적 비용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또 심뇌혈관질환으로 진료받은 인원이 2014년 229만명에서 2016년 247만명으로 18만명 가량 늘었고, 동일 기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5만 1000명에서 5만 3000명으로 2000명가량 늘어 4% 정도의 증가 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전국에 있는 11개 심뇌혈관질환 센터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은 2013년 126억원에서 2018년 84% 수준으로 책정, 약 33%나 감소했다.

김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심혈관계질환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추진 전략과 중점과제를 발표 한 바 있으나, 지금과 같이 심뇌혈관 관련 예산을 삭감해 가는 현실 앞에서는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부터 4년으로 연장된 국가 건강검진의 지질검사 주기를 다시 2년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질검사 주기 4년 결정은 2013년 '현행 국가 건강검진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타당성 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제시'에 대한 연구용역에서 출발했지만, 총콜레스테롤만을 평가했다"고 꼬집었다.

즉, 중성지방,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상지질혈증의 조기 발견으로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에 대한 비용-효과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김 회장은 "대사증후군 항목에 중성지방과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있고, 국민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이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사증후군 관리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현실에 역행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12월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는 3년 또는 5년 간격보다 1년 간격 지질검사가 비용-효과적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았다.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65세 이상은 심전도 검사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뇌졸중과 심부전의 원인이 되는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조기에 검진하고 치료하기 위해 심전도 검사를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심방세동의 경우 뇌졸중의 주된 위험 인자 중 하나이며, 무증상 환자에서 조기 진단해 적절한 항응고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수많은 환자의 뇌졸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미 2016년 유럽심장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65세 이상 환자들에게 기회 검진(opportunistic screening)을 위해 주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이 권고안은 비용 대비 효과(cost-effective)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지난해 5월 시행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이상지질혈증도 포함할 것도 요구했다.

학회에 따르면 2015년 2일 발의 당시에는 이상지질혈증이 포함됐지만 이후 논의 과정에서 예산 등의 문제로 제외된 상태다.

김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는 제1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사망원인의 24.3%를 차지하는 심뇌혈관질환의 관리를 위한 안전망 확충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에서 허혈성 심질환과 뇌혈관질환의 기여위험으로 흡연, 고혈압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이상지질혈증을 간과하고 심뇌혈관질환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고 따졌다.

또 "이런 안일한 판단이 국가 건강검진에서 지질검사 주기 4년 연장이라는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일차진료의 최전선에 있는 개원가 현장의 목소리와 순환기내과 등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할 것도 주문했다.

김 회장은 "고혈압 등 주요 순환기질환이 대상 질환이지만 관리사업의 결정 과정에서 가정의학과 중심의 연구자 의견이 주류를 이뤄 비현실적"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특정 연구자는 특정 질환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짐에도 지질검사 주기 4년 연장을 뒷받침하는 연구용역, 일차진료 만성질환 관리사업, 국가건강정보포털 등 여러 과제를 독식했고, 매우 민감한 사안인 케어코디네이터 도입 등에 대해 개원가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개인 의견을 피력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김 회장은 "심뇌혈관질환 관련 사업 및 정책이 매우 중요하지만, 정부의 정책 결정이 실제 현장과 다르게 겉도는 느낌이 든다"며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이날 추계학술대회를 대한심부전학회와 세션을 함께 준비하는 등 개원가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최신 지견을 알리는데 중점을 둔 결과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국내 최초로 <경동맥 초음파 포켓북>을 출간해 개원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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