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생물학적 제제' 장벽 낮아졌지만, 관리는?
'생물학적 제제' 장벽 낮아졌지만, 관리는?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11.16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생물학적 제제 안전 사용' 심포지엄
전문가·환자 교육, 항암제 수준 수가 인정 등 국가지원 필요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4일 서울외신기자센터에서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협신문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4일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협신문

류마티스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의 장벽은 낮아졌지만, 안전관리 대책과 지원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4일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열어 류마티스 질환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한 사용 방안을 모색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생물학적 제제가 류마티스질환에서 유효성을 인정받아 사용 장벽이 낮아지면서 환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됐지만, 안전성에 적신호가 켜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4일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발제자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의협신문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4일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발제자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의협신문

지정 토론자인 이상헌 건국의대 교수는 "7~8년 전에 비해 생물학적 제제 사용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밝힌 뒤 "많이 사용하는 것 못지 않게 관리 또한 중요하다. 현재는 100%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수 천 건의 심사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조언을 내놨다.

"생물학적 제제가 10가지 정도 늘어났다. 기업의 목적은 최대 이윤이다. 환자들 역시 좋은 약제를 개발해 많은 혜택을 받길 원한다. 이러한 요구들이 겹치면서 과다한 사용과 부작용 사례 또한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생물학적 제제의 부작용에는 감염이 가장 많다. 보고가 안 된 경우까지 생각하면 상당한 숫자일 것"이라면서 "부작용이 생기면 중환자실에 입원한다. 1년 동안 치료비를 몇 주 사이에 사용한다. 이는 의료비의 낭비"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1~2시간 강의를 듣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문인력이 부작용 발생 시 인지능력이 빠르다.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이것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아 아주의대 교수(류마티스내과) ⓒ의협신문
(왼쪽부터)발제를 맡은 이형기 서울의대 교수(임상약리학과), 김현아 아주의대 교수(류마티스내과) ⓒ의협신문

발제는 '생물학적 제제의 보다 안전한 사용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이형기 서울의대 교수(임상약리학과)와 '류마티스 질환에서의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성 자료 및 치료 원칙'을 주제로 김현아 아주의대 교수(류마티스내과)가 맡았다.

이형기 교수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단기투여 결과로 허가를 받는다. 오랜 기간에 어떤 효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성호르몬과 당뇨병 치료제 등에 관한 환자 지침서는 개발했지만 아직 류마티스 환자를 위한 것은 발간하지 않았다. 미해결 영역으로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약품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주기에 대한 의약품 안전성 확보제도가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경우 환자에게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과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와 서명을 받은 후에야 주사가 가능하다. 한국은 이러한 제도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성 문제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규제기관의 안전성 관리제도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이 교수는 독립적인 생물학적 제제 등록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현아 교수는 "류마티스환자의 약 20%가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하고 있다"면서 "생물학적 제제 사용군에서 기존 항류마티스약제 사용군보다 이상 반응 및 중증 이상 반응이 2.4배 높다. 생물학적 제제 사용군에서 기준 항류마티스약제 사용군보다 폐렴, 대상포진, 결핵 등이 1.8~5배 높게 발생하며, 생물학적 제제 치료 중단 원인 중 약 30%가 이상 반응"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 역시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자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용 중 감염, 대상포진 등의 부작용이 기존의 항류마티스약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발생할 수 있고, 질병의 중증도도 더 높다"면서 "국내에서 시판되는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성과 제제의 변경·중단에 대한 지속적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 정책 토론회에서 지정토론자들이 패널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강연희(한국펭귄회), 이형기 서울의대 교수(임상약리학과) 이건세 건국의대 교수(예방의학과), 김양중(한겨레신문사 기자), 이광정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팀장(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팀), 김지현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원(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 이동우 보건복지부 사무관(보험급여과), 이상헌 건국의대 교수(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위원), 백한주 가천의대 교수(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이사)가 지정 토론자로 나섰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임상연구위원회는 2012년부터 국내 생물학적 제제 사용 현황과 한국의 류마티스 환자군 특성을 조사하는 KOBIO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은 학회 차원을 넘어서 국가의 지원·체계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건세 교수는 "예방접종 관련 문제 발생 시에는 국가의 보상제도가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며 "안전성에 관련된 이슈를 누군가 권한·책임을 가지고 모니터링·예방조치·문제 상황에 대한 적극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학회 차원보다는 심평원, 식약처, 보험자, 보건복지부, 다수의 다른 학회 등에서 관련 시스템 구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이 교수는 "학회 단독 구성 보다는 국가 공동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한주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이사는 "생물학적제제사용의 경우 비정형적인 양상을 띠는 경우 많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면서 "독립된 시스템을 통해 집중 관리하는 방안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의 경우 레지스티(생물학적 제제 효과·부작용 등에 대한 데이터 구축·모니터링 시스템)가 잘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신약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레지스티가 더욱 필요하다"면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제대로 된 시스템의 부재로 교수들이 개인 연구비로 생물학적 제제 안전성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광정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팀장은 정부 차원의 부작용 데이터 관리·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시스템을 소개하며 많은 참여와 홍보를 당부했다.

"현재 '케어스'라는 의약품 부작용 자발적 보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대형병원에는 안전센터가 모두 개설돼 있다. 레스트리에서 보고되는 것과 비슷한 보고자료가 수집되는 것"이라며 "안전관리원에서 해당 자료를 분석·평가해 식약처에 보고한다. 식약처는 이를 안전성 서한이나 허가 발표 등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 보고 시스템 또한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식약처가 주관하고, 의약품 안전관리원이 운영하고 있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사업'을 통해 입원치료비, 사망장해 등에 대한 중증부작용 피해에 대한 보상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약품 또한 신청할 수 있다"면서 "현재는 주로 알레르기내과를 통해 피해구제시스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오늘 자리가 류마티스학회를 통해서도 부작용 시스템, 피해구제제도가 연계돼 활발히 연계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이진호 동국대 일산병원 의료원장은 "류마티스환자에게 생물학제제를 사용할 경우 급성 부작용에 대한 의료진들의 관리 수가가 필요하다면서 "좋은 약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국가와 전문가들이 협력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과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우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류마티스 전반적인 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비용부담과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장기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 덜어드리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류마티스질환 영역까지 건강보험이 맡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을 문제 제기의 계기로 받아들이겠다"며 더  고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성환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은 "류마티스에 대한 새로운 약물, 생물학제제가 나오면서 진료에 사용하기 시작한 지 20년이다. 그 사이에 적응증도 늘어나고, 약물 종류도 늘어났다"며 "약물사용을 하면서 안전성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오늘의 이야기가 실제 정책에 반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원 대한류마티스학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해도 수가에별로 도움이 안 된다. 안전관리가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라면서 "생물학제제 사용에 따른 규제와 보상이 한꺼번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안전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위한 대책이 머지않아 마련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과 당부의 말을 전했다.

박원 대한류마티스학회 회장이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 정책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박원 대한류마티스학회 회장이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 정책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