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 근거한 주관적 '감정서' 판결 영향 '충격'
가설 근거한 주관적 '감정서' 판결 영향 '충격'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1.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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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환아 사망 중재원·E병원·S병원 감정서 비교 분석
"S병원 감정서, 추정에 근거해 작성…독선적·주관적 의견 담아" 지적

바른의료연구소가 횡격막 탈장 환아 사망 사건에서 가설에 근거한 주관적인 내용의 감정서만을 근거로 의료진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구속 수감한 판결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재판부의 판단 근거가 된 S병원의 감정서와 이전 재판에 감정서를 제출한 E병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3개의 감정서를 분석해 재판부의 판단이 합당했는지 확인했다.

법원에 제출된 3개의 감정서를 분석한 결과, 2013년 5월 27일 응급실 첫 내원 당시 탈장이 이미 발생했다는 근거가 없으며, 그때의 흉부 X-ray 소견과 6월 8일 두번째 응급실 방문 시 추가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환자가 사망했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즉, 환자의 검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검사소견에 대한 설명이나 추가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사로서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을 뿐, 그것이 곧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다는 것.

그런데도 "재판부는 첫 내원 시 이미 탈장된 상태였으며, 추가적인 조치가 있었다면 환자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3명의 의사에게 주의의무 위반에 의한 과실치사로 법정구속했으며, 이런 판결에는 S병원의 감정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013년 5월 27일 환아가 처음 응급실을 내원할 당시에 횡격막 탈장이 있었는지 ▲5월 27일 흉부 X-ray 소견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했다면 횡격막탈장을 진단하고 환자의 사망을 막을 수 있었는지 ▲2013년 6월 8일 두 번째 응급실 방문 시 적절한 조치로 환자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바른의료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먼저 5월 27일 환아가 처음 응급실을 내원할 당시 횡격막 탈장이 있었는지를 살펴본 결과, 내원 당시 환자의 흉부 X-ray 소견(진단방사선과 판독상 흉수를 동반한 폐렴)으로 횡격막 탈장을 진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E병원과 중재원은 진단할 수 없다고 감정했다.

특히 중재원은 "당시 흉부 방사선 소견을 횡격막 탈장 소견으로 보기 어렵고, 만약에 횡격막 탈장이 맞다 하더라도 이를 진단하기는 불가능했다"고 감정했다.

그 이유로는 "당시 흉부 방사선 사진에서 횡격막 탈장의 진단을 의심하거나 확정할 수 있는 소견(탈장된 내장 기관과 이와 관련된 공기 음영 등)이 없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횡격막 탈장 진단은 당시 환아의 증상 및 진료 정보, 영상 정보상 아무리 숙련된 의사라도 처음부터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6월 8일 환자를 진료한 상급의료기관의 경우도 초기에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수 시간이 지난 후 흉부 CT를 통해서 진단"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S병원은 "당시 흉부와 복부 방사선 소견에서 충분히 횡격막 탈장으로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었다"고 감정했다.

3개 감정서 비교 표
3개 감정서 비교 표

이와 관련 바른의료연구소는 "S병원의 감정서는 횡격막 탈장이라는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 유추한 결과일 뿐,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의심할 수 있다는 뚜렷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 환자가 내원 시 호소했던 복통에 대해서 중재원은 ▲횡격막 탈장에 의한 경우 10%에서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음 ▲횡격막 탈장에 의해 내장기관이 끼인 경우 통증이 지속하며,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나 환아의 증상은 6월 8일부터 나타남 ▲통상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하게 감돈(탈장된 내장 기관이 눌려 장기가 괴사하는 현상)시 대개 수 시간에 걸쳐 패혈증 등의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게 되는 것이 흔함. 환아의 경우 10여일이 지난 후 증상이 지속하고 악화하는 소견을 보임 ▲관장은 약을 넣어 대장 내 오래된 변의 배출을 유도하는 치료로 일시적으로 장을 비워 변비나 혹은 장의 일시적 장애에 의한 복통만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임. 횡격막 탈장의 경우 횡격막 틈에 직접 내부 장기가 끼어 있는 상태로서 관장에 의한 환자의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움 등의 이유로 탈장에 의한 증상이 아닐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S병원은 "환자의 증상은 횡격막 탈장에 의한 증상이며, 5월 27일 이전부터 횡격막 탈장이 시작된 것이 명백하다"고 감정했다.

이런 감정에 대해 바른의료연구소는 "S병원의 감정 역시 결과에 의한 추론일 뿐 환자의 증상이 탈장에 의한 것이라는 객관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5월 27일 응급실 첫 내원 당시 이미 횡격막 탈장이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5월 27일 흉부 X-ray 소견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했다면 횡격막 탈장을 진단하고 환자의 사망을 막을 수 있었는지와 관련해서는 3개의 감정서 모두 흉수를 동반한 폐렴 소견을 보이는 흉부 X-ray에 대해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이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했다고 감정했다.

이와 관련 바른의료연구소는 "이는 의료인으로서 기본적인 주의의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이지, 이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아의 경우 호흡기 증상 없이 발견되는 흉부 방사선 이상 소견은 폐렴 등의 자연 회복 단계일 수 있기 때문에 경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S병원의 감정이 추론에 년거하고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바른의료연구소에 따르면 S병원은 5월 27일 흉부 X-ray의 이상 소견을 간과하지 말고 이른 시일에 추가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5월 27일 흉부 X-ray의 이상 소견을 가진 본사건 환아가 결국 급속하게 사망에 이르게 됐던 사건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감정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S병원 감정서는 마치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가 사망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으나, 이 역시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론에 불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당시 환자는 호흡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변비에 의한 복통을 호소했으며, 흉부 X-ray의 이상소견에 대해 CT 촬영을 했으나 회복기 폐렴이나 과거 결핵의 흔적만 보일 뿐 횡격막 탈장의 소견은 없었을 수 있다는 가정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감정 소견이 없다는 이유 때문.

바른의료연구소는 "X-ray 소견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가 없었다고 해서 이것이 환자의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감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2013년 6월 8일 두 번째 응급실 방문 시 적절한 조치로 환자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 였던 응급실 의사는 환자의 복부 X-ray 이상소견에 대해 상급자에게 보고 내지는 추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의의무는 위반했는지는 몰라도, 이것이 환자의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근거는 어느 감정서도 제시하지 못했다.

중재원은 감정서는 "환아의 경우, 병원 방문(오후 3시) 시점에서 이후 급속히 악화하는 소견을 보임[11시간 이후(새벽 2시) 대학병원에서 중환자 치료에도 심정지 발생]. 환아의 질환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진단 혹은 조치가 빨랐더라도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됨"이라며 직접적인 사인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3개의 감정서를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S병원의 감정서는 추정에 근거한 가설로만 작성됐으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고려 없이 독선적이고 매우 주관적인 의견만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런 객관적이지 못한 감정서는 감정의 신뢰성이 전혀 없으므로 증거로서 가치가 없으며, 이런 감정서를 바탕으로 의료인에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은 매우 부당한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사법부에 부적절한 감정서에 근거해 내려진 판결을 조속히 바로잡아줄 것과 억울하게 감옥에 있는 의료진을 즉각 석방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앞으로는 이런 그릇된 감정으로 인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사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중심이 되어 법원 감정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이뤄줄 것"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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