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RWE' 적용 사후관리...의약품, 가격 조정에 퇴출까지
베일 벗은 'RWE' 적용 사후관리...의약품, 가격 조정에 퇴출까지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11.0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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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요법연구회, 정부 용역 연구결과 개괄 공개
보건복지부, RWE 이용해 의약품 사후평가 강화
7일 열린 의약품 사후평가 강화 공청회 ⓒ의협신문
7일 열린 의약품 사후평가 강화 공청회 ⓒ의협신문

급여 등재 의약품의 조정 혹은 퇴출에 초점을 맞춘 '임상현장근거(Real World Evidence, RWE)' 재평가의 윤곽이 드러났다. RWE를 이용, 등재를 위한 임상시험(RCT)의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약가 조정은 물론 퇴출까지 할 수 있는 제도다.

한국항암요법연구회는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공청회에서 RWE를 이용한 의약품 재평가 제도 연구결과의 틀을 공개했다. 항암요법연구회는 정부의 연구 용역을 받아 수행한 '의약품 등재 후 임상적 자료 등을 활용한 평가 및 관리 방안' 연구결과를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김흥태 국립암센터 교수는 "임상 현장과 임상시험 사이의 차가 큼에도 현재 급여 등재 후 안전성·효과성에 대한 평가 시스템이 전혀 없다.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공정하게 약가를 조정하거나 급여권에서 퇴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미 90%의 결과를 도출했으며, 최종 보고서는 세부 논의를 거쳐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RWE 분석결과 바탕 약제사후관리위원회 자문으로 공단이 재평가 협상

연구진이 제시한 제도는 가칭 약제사후관리위원회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등 외부연구진의 RWE 분석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연구결과를 기준으로 의약품 재평가 협상에 나서는 구조다.

약제사후관리위원회에는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 임상전문가, 통계전문가, 경제성평가 전문가, 환자·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위원회의 소속은 장단점이 있지만, 건보공단 내부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국가기관에 위치해 약의 최종 검토 시 권위 및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특정 학회 소속보다 모든 약의 관리와 자료 확보 등이 용이하다는 것.

데이터의 관리는 NECA가 맡아 위원회와 연구진의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회가 맡는 것보다 약제에 대한 이해관계 상충을 조정할 수 있고, 객관성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고가항암제 사후관리 방안과 제도운영 원리에 대해 발표한 안정훈 이화여대 교수(융합보건학과)는 급여 등재 시 사후관리와 관련한 계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계약 시 조건으로 추후 사후관리를 한다는 것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며 "수집된 정보는 제약사를 포함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되 개인정보는 확실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는 사후관리 기전이 없기 때문에 등재 시 심사기간이 길어지고 심사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안 교수는 "사후관리 제도가 도입된다면 등재 심사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항암요법연구회의 사후평가 제도 흐름 ⓒ의협신문
항암요법연구회의 사후평가 제도 흐름 ⓒ의협신문

"RCT와 현장의 임상적 유효성 차이 커…RWE 통한 재평가 필요"

약제 급여 등재 후 평가 대상 선정에 대해 발표한 이대호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기준을 ▲임상적 유효성이 불확실한 약제 ▲비용효과성이 불확실한 약제 ▲재정 영향이 큰 약제 ▲질병위중도가 큰 약제 등으로 삼았다.

해당 약제에 대해 ESMO·ASCO·NHS·ICER 등이 구축한 기준 중 하나를 이용해 임상유용성을 평가하고 나머지 기준으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대호 교수는 "ESMO 기준에 따르면 출판된 277개 RCT 중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것은 138개, 임상적 유용성이 의미 있는 RCT는 43개에 불과했다"며 "ASCO 기준으로 봐도 승인된 38개 약제 중 임상적 유용성이 의미있는 약제는 35%에 불과했고 심지어 임상유용성 점수와 약제 가격의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RCT가 실제 현장에서 유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상태에서 비교임상이나 메타분석, 체계적 고찰 등의 결과가 도출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려 RWE를 이용해 효율적인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그는 "당장은 제약사에 불리한 제도일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가 자리를 잘 잡으면 급여권에 진입하는 시기를 당길 수 있다"며 "특정시점을 정해 RWE를 이용한 재평가하고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제약사 수용 가능한 연구 요구"…제약계는 '우려'

제도에 대해 제약계는 우려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약가를 낮추기 위해 제약사를 옥죄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

KRPIA를 대표해 토론에 참여한 김소은 MSD 상무는 "사후관리 강화 취지에는 회원사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면서도 "재정영향에 치우친 약제 선정이나 약가인하나 퇴출을 위한 제도는 취지를 흐릴 수 있다"고 전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걱정이 크다. 사후평가를 강화하면서 기존의 힘든 등재과정마저 변화가 없을까 우려된다"며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강진형 항암요법연구회장(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은 "사후평가만 강화한다면 제약사가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사후평가를 강화하는 반면 등재 시 제약사에게 어느 정도 숨통을 트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며 "사후평가 강화가 양측의 극단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연구진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곽명섭 보험약제과장은 "그간 일률적 약가 인하나 목록정비 등이 이뤄졌지만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며 "등재 의약품은 분명히 사후평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용역을 주며 가장 제약사가 수용 가능한 모델을 요구했다. 독립된 제도로서 기존 제도와의 중복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곽명섭 과장은 "심평원·공단 등 기관 간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 중복요소를 제거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연구에 대한 평가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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