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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편지와 물고기
[신간] 편지와 물고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8.10.3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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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음/천년의시작 펴냄/9000원

김경수 시인(부산 금정·김경수내과의원/전 부산광역시의사회장·전 대한의사협회장 직무대행)이 여섯 번째 시집 <편지와 물고기>를 상재했다.

시인은 시집 들머리 '시인의 말'을 통해 자신의 시적 변화를 고백한다.

"예전에는 텍스트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외부의 자연과 내적 심리를 미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에 주로 관심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시 자체를 작품의 실질적 대상으로 삼고 텍스트와 세계의 대립을 해체시키는 텍스트의 외적 해체와 팝아트 등의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기법과 모더니즘의 버무리기 기법을 사용해 언어의 놀이를 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문학의 도상에서 새로움에 접근하는 고단함도 내비쳤다.

"현대시에서 중요한 점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인데 매번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힘들다. 재미있는 작업이지만 절망을 느끼는 계기도 된다.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아직도 끝없이 정진해야 한다."

이번 시집에는 4부 나눠 모두 73편의 시가 모아졌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는 시집 해설 '존재론적 슬픔을 넘어 자유로이 날아가는 작은 새'를 통해 시인의 새로운 존재론적 발화와 사유의 미학적 결실을 진단했다.

유 교수는 "이번 시집은 다양한 언어와 경쾌한 감각의 의장(意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특유의 괄목할만한 존재론적 탐구과정을 드러냄으로써 김경수 시학의 확연한 진경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수 시학의 산뜻한 결정이요, 지속적인 자기 개진의 양상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시적 존재론은 불가피한 상처와 비애에 감싸여 있는데, 우리는 시인이 삶의 상처와 비애에 집착할 때에도 긍극적으로 밝고 환한 세계를 지향하는 특성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궁극적인 자기 긍정을 지향하는 시인의 사유와 감각은 사라져가는 것들과 새롭게 움터오는 것들을 절묘한 균형으로 바라볼 줄 아는 중용적 의지의 소산이다. 격정과 내성을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통합해 내는 원숙한 시적 기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언 시인은 "모든 것이 늙어가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마치 처음 생명을 받았을 때의 경이로운 순간처럼 세상을 다시 보고 다시 말하고 다시 노래하려는 마음, 그 마음이 시인의 근원을 이룬다. 이번 시집은 그의 여섯 번째 변하지 않는 몸"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시인도 "그의 시는 시적 화자가 아닌 사물이 시적 주체를 관찰하거나 위로하는 존재로 다가온다. 시간의 흐름속에 변해 가는 자신의 존재를 위무하며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허공처럼 비운다. 시인은 이미지와 상징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플롯을 구축하는 시인의 이야기로 변신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3년 <현대시>로 등단한 김경수 시인은 그동안 <하얀 욕망이 눈부시다> <다른 시각에서 보다>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달리의 추억> <산 속 찾집 카페에 안개가 산다> 등 다섯 편의 시집과 문학·문예사조 이론서 <알기 쉬운 문예사조와 현대시>를 펴냈다. 또 시 전문 잡지 <시와 사상> 발행인을 맡아 24년째 이어오고 있다(☎ 02-723-8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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