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 선진화, 국민·사회·정치권 인식 개선 절실"
"중증외상 선진화, 국민·사회·정치권 인식 개선 절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25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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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 국회 국감서 또 한 번 절규..."영국식 선진 시스템 도입, 도와 달라"
"열악한 중증외상체계 대통령 약속도 못 바꿔...중간단계서 다 막히더라" 토로
ⓒ의협신문 김선경
이국종 교수(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가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중증외상체계 선진화를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우리나라 중증외상 치료의 아이콘인 이국종 교수(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중증외상체계 선진화를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인력·예산 지원도 중요하지만 중증외상체계 선진화 필요성에 대한 국민·사회·정치권의 인식 전환이 먼저라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또 한 번 우리나라의 중증외상체계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하고,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대통령부터 정치인, 고위공직자까지 중증외상체계 선진화를 위한 지원을 수없이 약속했지만 현실은 1990년대와 다르지 않은 수준이며, 그 원인이 국가·사회적 인식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교수 발언의 핵심이었다.

이 교수의 참고인 진술은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 여수 해경이 다리가 절단되는 중증외상을 입었음에도 '닥터헬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차량으로 후송되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중증외상 대응체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최근 3년간 닥터헬기 이착륙 사용 불가 기각·중단 사유 중 비인계점 사유가 61.3%였으며, 여수 해경 역시 비인계점 문제로 헬기 착륙이 되지 않아 차량 후송 중 사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닥터펠기가 언제 어디서나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닥터헬기 등 중증외상환자 대응체계에 대한 시민의식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국종 교수는 "응급헬기가 인계점에만 착륙할 수 있다는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영국은 환자가 도보로 50m 이상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알파 포인트'를 정해 어디서나 응급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도심 주거지 한복판에도 착륙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의료진과 헬기 조종사를 격려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관공서 착륙조차 거부당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이어 "영국, 일본 등에서는 의료진과 헬기 조종사가 무전기를 통해 환자 상태에 대한 정보를 소통한다. 우리는 무전기가 없어서 소리를 지르고, SNS 메신저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나마 LTE가 터지는 낮은 고도로 비행할 때만 메신저로 경찰 등과 대화할 수 있다"며 "정부에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지 오래됐지만 상황은 여전히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의 우리나라 중증외상 대응체계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고발은 계속 이어졌다. 현실 토로, 개선 호소를 넘어서 절절한 절규에 가까웠다.

이 교수는 중증외상 대응체계가 199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을 사회적 인식 불변으로 진단했다.

이 교수는 "아덴만 사건 당시 대통령(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중증외상체계 개선을 요청했을 때 지원 약속을 받았다. 장관도 높은 정치권 인사도 모두 공감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누구도 안 된다고 한 사람이 없었지만, 현실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1992년 (외상센터 개선 관련) 협의자료를 볼 일이 있었는데, 지금의 문제들이 그때와 똑같았다. 국정감사 등이 진행되면 다른 기관과의 협조나 공조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등 좋은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얘기와 현장의 목소리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윗선에서 지원과 개선을 약속해도 중간 단계에서 다 막힌다. 윗사람 핑계를 대면서 안 된다고 하더라. 남 핑계를 대는 사회 분위기로는 세계적 수준의 중증의료체계 구축에 역행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우리나라 병원은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영·미권 선진국에 비해 간호사 인력이 1/3 수준이다. 의사인력 부족 문제는 말하지도 않겠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주 52시간 정책이 시행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저녁 있는 삶'이라는 구호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려면 보건의료현장에는 어마어마한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악한 중증외상체계 개선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는 '국민·사회·정치권의 인식 변화'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어는 한 가지가 문제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느 한 문제만 풀어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구축하고자 하는 세상은 국민 생명이 존중받는, 사람이 먼저인 선진사회일 것"이라며 "유일한 문제 해결책은 영국의 닥터헬기 운용 등 중증외상체계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다. 선진국 모델들을 한국사회에 들여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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