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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pc방 살인..'정신질환'과 '심신미약' 다르다

강서구 pc방 살인..'정신질환'과 '심신미약' 다르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2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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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봉직의협의회 "PC방 살인사건…정신질환 '낙인' 우려"
"자극적 보도·소문, 선량한 정신질환자 고통" 주의 당부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정신질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잘못된 편견과 낙인 받아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정신질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잘못된 편견과 낙인 받아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온 국민이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가해자가 '심신미약'으로 인한 범행임을 호소하며 해당 사유로 감형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 제목의 국민청원은 17일부터 5일이 지난 지금 90만명을 돌파했다.

22일에는 살인 피의자 김성수(29세)의 신상 공개가 결정되며 언론 앞에 마스크 쓰지 않은 맨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다.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온 국민이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될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엄중한 처벌을 요청하는 국민청원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제목의 국민청원이 국민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의협신문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온 국민이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될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엄중한 처벌을 요청하는 국민청원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제목의 국민청원이 국민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의협신문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이 같은 개념으로 인식되며 정신질환자들이 잘못된 편견에 갇히는 것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정신질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잘못된 편견과 낙인 받아선 안된다"며 "정신질환과 심신미약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전에 자극적인 보도와 소문들로 인해 사건과 관계없는 선량한 정신질환자들이 오해와 편견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과 심신미약 상태는 전혀 다른 의미다. 기본적으로 심신미약이란 정신의학이 아닌 법률상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정신질환과 심신미약은 동일 선상에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대한 범죄는 사회의 안전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 심신미약 상태의 결정은 단순히 정신질환의 유무가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과 심도 있는 정신감정을 거쳐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는 매우 전문적·특수한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슈가 된 PC방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은 상황임에도 섣부른 판단에 의한 보도는 옳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협회는 "현재 가해자는 심신미약의 여부는 물론, 정신감정을 통한 정확한 진단조차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가해자의 범죄행위가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라거나 우울증과 심신미약을 혼동해 마치 감형의 수단처럼 비치는 것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이들에 대한 또 하나의 낙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범죄에 대한 처벌은 응당하나, 확정되기도 전에 모든 정신질환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신질환은 그 자체가 범죄의 원인이 아니다. 범죄를 정당화하는 수단은 더더욱 아니"라며 "치료받아야 하는 정신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받게 하고 처벌받아야 할 범죄가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신질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잘못된 편견과 낙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해야 한다"며 사실관계에 입각한 보도를 당부했다.

협회는 "우리의 작은 오해가 커다란 편견을 만들고 편견을 환우를 더욱더 아프게 한다"며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는 작은 오해를 거두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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