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의사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으신가요?"
"후배 의사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으신가요?"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1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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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심장학회, 심초음파 수련 중요성 강조하면서 행보는 반대"
불법 보조인력 '소노그래퍼' 선호…전공의 수련기회 박탈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심초음파검사 인증제도 대상 확대'는  수련기회를 박탈하고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행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의협신문 윤세호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심초음파검사 인증제도 대상 확대'는 수련기회를 박탈하고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행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의협신문 윤세호 기자

대한심장학회의 '심초음파검사 인증제도 대상 확대' 발표에 대해 전공의들이 "수련기회를 박탈하고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행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전공의를 위한 제대로 된 심초음파검사 교육은 전무한 채, 비 의사에게 실시간 진단 도구인 초음파를 직접 시행하게 한다는 발상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대한심장학회가 12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부터 심초음파 검사 기관과 보조인력을 대상으로 인증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심장학회는 "간호사도 심초음파검사 보조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내용의 법률 자문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전달하고, 심초음파검사 보조업무에 관한 유권해석까지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의료법상 불법인 '소노그래퍼'에 밀려 전공의들이 심초음파에 대한 배움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는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A전공의는 "본인이 시간을 내 교육해 주는 일부 지도전문의 외에는 체계적인 심초음파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초음파'라는 커리큘럼이 있지만, 실제로는 병동 업무에 치여 교육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순환하며 담당하는 전문의 1명 말고는 대부분 '소노그래퍼'로 불리는 직종에 의해 검사가 이뤄지고 있고, 전문의는 판독만 하는 게 현실"이라고 제보한 A전공의는 "심초음파 역시 전문의에게 배우지 못하고, 타 직종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서러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소노그래퍼'가 국내에서 엄연히 불법임에도 의료기관에서 이를 선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심초음파는 의사 외에 다른 인력이 단독으로 시행하면 불법이다. 많은 병원에서 공공연하게 일하고 있는 '소노그래퍼' 직종은 국내에서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의료현장에서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전공의 교육 대신 훈련된 불법 보조인력을 고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내과 전공의들이 초음파 수련을 열망하고 있음에도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협은 "2년 전부터 선착순 20명에게 제공하고 있는 심초음파 강좌는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접수가 마감되는 실정"이라며 2016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설문조사에서 내과 전공의들은 전공의 수련 과정에 필수항목으로 포함해야 할 심초음파 수련을 '50건 이상' 경험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환자 시술 시 지도 감독 하에 전부 혹은 일부 시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심초음파 수련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진료현장에서는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모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B전공의는 "내과 전공의 수련 과정에 초음파 교육이 의무화됐다. 심초음파검사 비중은 복부·갑상샘·뼈관절 등 각종 초음파 검사 횟수를 합친 것과 동일하다"면서 "초음파 중에 가장 중요하다면서 전체 초음파 교육의 절반을 배정하고도 이렇게 가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C전공의는 "내과학회에서도 심초음파 수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심장학회의 행보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우리의 스승인 교수들로 구성된 학회에서 전공의 수련에는 관심이 있기나 한지, 후배 의사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지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병동 업무에 치여 심초음파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공의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직접 심초음파를 시술해 보기 위해 지도전문의가 아닌 다른 직원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16일 내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심초음파 관련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심초음파검사 인증제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대한민국 전공의 수련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로 범 의료계와 전폭적으로 협조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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