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실손보험사 편들기인가?
재벌 실손보험사 편들기인가?
  • 유진선 충청북도의사회 공보이사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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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법 일부개정안'...사적 계약에 국가 개입
실손보험 청구 대행, 재벌 사보험사 위한 갑질법
'보험업법 개정안'은 재벌 사보험사의 편의를 위한 제도를 강제화 하는 법안이라는 비판과 함께 민감한 개인 정보 유출로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의협신문
'보험업법 개정안'은 재벌 사보험사의 편의를 위한 제도를 강제화 하는 법안이라는 비판과 함께 민감한 개인 정보 유출로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pixabay)

최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보면 지극히 개인영역인 실손보험의 청구과정에 민간 의료기관이 환자를 대신해서 진단서·진료 내역서 등 제반서류를 국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망을 통해 보험사에 전송하는 방식을 담고 있다.

정부기관인 금융위원회에서도 보험소비자들의 보험청구를 간소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이 같은 제도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한다.
 
보험이란 개인의 가치 판단과 자유결정에 의해 사보험사와의 계약관계로 이루어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다. 여기에 국가가 개입할 이유도 없고, 더욱이 제3자인 병의원이 개입할 이유도 전혀 없다.

환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자의에 의해 직접 병의원에 방문해 자신의 진료내역을 진단서와 함께 영수증을 첨부해 자신과 계약한 사보험사에 제출하면 그만이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심사 절차를 거쳐 계약한 보험금을 지급하면 되는 것이다.

보험금 청구과정이 복잡해 소비자가 불편해 한다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실손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개선을 요청하면 될 일이지 아무런 이익관계가 없는 병의원에 이를 전가한다는 것은 매우 부당한 처사임에 틀림없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병의원은 민간의료기관이다. 민간 병의원은 진료비 청구를 위해 국가로부터 어떠한 재정적인 지원도 없음에도 심평원의 공공전산망을 통해 모든 진료내역을 전송하고 있다. 이는 의료기관과 심평원 사이에 진료비 청구와 지불이라는 목적을 위해 구축한 공공시스템이다. 

공공시스템을 사보험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공공보험과 공공시스템을 구축한 목적과 취지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자칫 의료정보를 고스란히 굴지의 대기업 보험회사에 문서 형태로 보내도록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민감한 개인의 의료정보를 환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대기업 보험사로 보내도록 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을 무력화 하고, 정보 유출로 인한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

저수가와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 병의원들이 이런 업무까지 떠안는다면 의료의 질적 저하는 불보듯 뻔하다.

더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는 환자의 편의를 위한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의료기관의 모든 진료 행위를 심평원 전산망으로 일원화 하고, 관리해 결국 모든 의료행위를 국가가 통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유진선 충북의사회 공보이사 ⓒ의협신문
유진선 충북의사회 공보이사 ⓒ의협신문

문재인 케어와 맞물려 의료기관을 통제하기 위해 이런 법안을 입법화 하려는 것이라면 이는 전 의료계를 기만하는 행위인 것이다.

재벌 사보험사의 편의를 위한 제도를 강제화할 경우 실손보험 청구 대행은 물론 급여 진료비 청구에 대한 전면적 거부와 함께 대대적인 반대운동에 직면할 것이다.

사보험사와 가입자간에 이루어지는 사적인 계약에 무분별하게 국가가 법으로 개입해 또다른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 

이는 가입자의 편의를 빙자한 명백한 재벌 사보험사 편들기이며,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갑질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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