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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의료계, 수도권 환자 유출 막기 '총력전'

대구지역 의료계, 수도권 환자 유출 막기 '총력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9.3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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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수술 후 사망률 비교, 대구 15.5% VS 수도권 21.4%
대구시의사회 "수술결과 차이 없는 데 고생하면서 비용 더 들어"

대구광역시의사회가 수도권으로 환자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구지역 1차, 2차, 3차 의료기관과 함께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의사회는 전국적으로 상급병원 쏠림현상으로 인한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지역 내 중증질환자들의 수도권 유출로 인한 환자의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구지역 대형병원과 1, 2차 의료기관 간의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 지역의료발전위원회(대구시의사회, 대형병원 관계자로 구성)가 주관하는 공청회는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9월 20일)을 시작으로 영남대병원(10월 4일)·대구파티마병원(10월 18일)·계명대동산병원(11월 1일)·대구가톨릭대병원(11월 22일)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열린다.

공청회에 앞서 대구시의사회는 지난해 11월 30일 경북대병원·계명대동산의료원·영남의료원·대구가톨릭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칠곡경북대병원과 '지역 의료발전과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또 지역의료발전위원회는 대구 지역에 있는 배전함 20면을 사용해 수도권 환자 유출 방지 광고를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실시하는 것은 물론 대구지역 내 의료기관 및 시청, 보건소에 배부할 홍보 포스터도 제작했다.

이밖에 대구지역 1, 2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426명 응답), 대구지역 대형병원 근무회원 대상 설문조사(249명 응답), 대구지역 시민 대상 설문조사(1000명 응답)을 실시했다.

심삼도 대구시의사회 기획이사는 "지역 대형병원에 우수한 의료진이 많지만 홍보가 부족하고 의료기관 간의 유기적인 진료 연계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번 공청회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통해 의료기관 간 역할 분담을 강화하고, 대형병원이 중증질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기획이사는 "의원 및 중소병원은 경증질환자와 만성질환자의 진료를 확대하고(1차 의료 활성화) 대형병원은 중증질환자에 집중함으로써 환자 만족도, 진료 적정성, 진료 성과, 경영 효율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 내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통한 의료기관 간의 상호 역할 존중을 통해 의료계의 신뢰를 얻고 지역 내 중증질환자의 수도권 유출을 줄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심 기획이사는 "대구 대형병원과 서울·경기지역 대형병원의 위암 수술 후 사망률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수술만 한 경우 대구는 2.1%, 서울·경기지역은 3.4%, 수술과 항암치료를 같이 한 경우 대구지역은 15.5%, 서울·경기지역은 21.4%로 서울·경기지역과 대구지역의 치료성적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2016년 한 해 지방 사람들이 서울에서 진료 받은 인원은 약 320만명에 달하고, 건강보험재정에서 지급한 금액만 2조 8000억원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였던 김상훈 국회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2016년 한해 대구에서 서울로 원정 진료를 받은 사람은 13만 9000명이고, 1153억원의 진료비가 지출됐다"면서 "비급여와 부대경비를 합치면 20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1, 2차 의료기관,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심 기획이사에 따르면 1, 2차 의료기관(426명 응답) 설문조사 결과, 대구지역 대형병원에 환자를 의뢰할 때 보완했으면 하는 것으로 ▲빠른 진료 예약 및 진료 예약시스템(21.4%) ▲신속한 검사와 수술(17.3%) ▲의료진의 친절도(16.2%)를 꼽았다.

대형병원 대상 설문조사(249명 응답)에서는 대구지역 대형병원이 서울지역 대형병원보다 보완해야 할 것으로(최대 3가지 선택) ▲빠른 진료 예약 및 진료 예약시스템(45.2%) ▲신속한 검사와 수술(43.1%) ▲의료기관의 시설 및 장비(40.3%)를 꼽았다.

5년 내 서울 및 대구지역 내 대형병원 이용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대구지역 시민 대상 설문조사(1000명)에서는 대구+서울을 동시에 이용한 사람이 18.6%로 나타났다.

또 서울지역 대형병원 중 삼성서울병원(41.2%)·서울아산병원(33.7%)·서울대병원(28.6%)·세브란스병원(28.1%)·서울성모병원(14.6%) 순을 보였다.

특히 서울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이유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유명해서 ▲내가 앓았던 질환을 잘 치료한다고 해서 ▲의료기관의 시설이 좋아서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지역 대형병원을 이용하면서 ▲긴 이동시간 및 진료대기시간 ▲지속적인 방문 및 관리 어려움 ▲비싼 수술비(진료비)를 불편사항으로 생각했다.

이밖에 대구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이유는 ▲가까워서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유명해서 ▲내가 앓았던 질환을 잘 치료한다고 해서 순을 보였다.

대구지역 대형병원들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의사가 상세히 증상을 설명해 주고 더 친절해야 한다(42.3%) ▲진료 예약 및 치료가 신속해야 한다(29.9%) ▲의료기관의 시설 및 장비를 개선해야 한다(27.9%)를 꼽았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대구시의사회와 대구의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들은 수도권 환자 유출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해, 2017년 11월 지역의료 활성화 사업 발대식, 그리고 수차례의 실무자 회의를 거쳐 오늘의 공청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료발전위원회가 하고자 하는 일은 대구의 개원의들이 1차 진료를 하면서 입원·수술 등 전문치료가 필요한 경우 최대한 지역의 전문병원·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으로 의뢰를 하게 하고, 의뢰를 받은 상급병원은 의뢰받은 환자를 최대한 신속하고 친절하게 잘 치료해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급 종합병원은 의뢰된 수술환자나 중환자를 집중 치료하고 대신 경증의 만성질환자들을 최대한 1, 2차 병원으로 되돌려주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힌 이 회장은 "그동안 벌인 설문조사에서 지역민들이 대구지역 대형병원들이 개선해야 할 사항 중 의료진의 자세한 설명과 친절, 그리고 진료 예약 및 치료의 신속성이 가장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신속하고 친절한 진료를 위해 지역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 교수들이 힘들더라도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 사업은 잘 운영되면 서울지역으로의 환자 유출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지역의 1, 2, 3차 의료기관이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물론 대구와 서울 사이를 오가며 고생하는 환자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지역경제 부의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에서도 서울 못지않은 우수한 의료진으로부터 친절하고 신속하게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밝힌 이 회장은 "의사회, 병원, 대구시 차원에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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