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 아버지의 이름, 스승의 이름…
청진기 아버지의 이름, 스승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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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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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 서울병원 비뇨기과)
김재헌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 서울병원 비뇨기과)
김재헌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 서울병원 비뇨기과)

얼마 전 금년 8월에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조지아 홀이라는 영국 선수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조지아 홀의 아버지가 직접 딸의 골프백을 직접 메고 코스를 함께한 사실과 그녀의 아버지가 골프 팬 이어서 그녀의 이름을 1996년 딸의 생일을 고려해 그녀의 아버지의 우상인 닉 팔도가 마스터스 우승한 것을 기념해 딸의 이름을 조지아로 지은 것은 이미 여러 뉴스에서 기사화 되었다.

세부 뉴스를 더 검색하다 보면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가 딸의 우승을 간절하게 원하는 마음으로 경기 내내 양말을 한번도 갈아신지 않았다는 기사는 보통 세인 들의 도마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필자의 마음을 감동시키기에는 충분한 일화였다. 

양말을 갈아 신지 않는 것은 부모의 알려지지 않는 하나의 평범한 일상이었을 수 있고 이러한 일상으로 인해 부모가 전하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열의는 쉽게 묵과될 수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러한 사소하지만 지대하고 또한 정열적인 부모의 관심과 사랑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가 너무 사소하한 걸로 치부할 때가 많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에게 비슷한 상황으로 우리의 자녀들에게 내리사랑을 주면서부터 그러한 상황에 되어야 비로서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정서는 병원에서도 똑 같이 전달된다. 어떠한 스승이라고 하더라도 제자가 어떤 식으로라도 잘 되길 바라지 않는 스승은 없다. 많은 스승과 제자의 환경에서, 특히 그 환경이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많은 제자들이 그 관계를 깨고 조바심 내거나 서운함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또한 부모에게 그리고 스승에게 받는 것만 익숙해서 그 분들에게 어떻게 갚아야 하는 건지 생각조차 못해본 지 오래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뭔가를 주고 스스로 희생하는 것 보다는 타인에게 대접받는 것에 익숙한 동물이고 병원에서의 우리들의 모습은 대접받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정말 소름 끼치는 일은 살다가 정말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리의 부모와 스승들을 찾아 간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가장 힘들 때 그리고 스스로 가장 위로가 필요할 때가 되어야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찾아간다. 

이러한 비수평적인 관계에 대해 때론 한번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가 부모를 위해서 혹은 스승을 위해 할 일은 무엇인가? 물론 우리의 자리를 지키며 좌로 혹은 우로 치우치지 않고 잘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 태도 혹은 그러한 태도를 지키려는 노력만으로 충분한 것일까? 우리의 대부분은 부모와 스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그들의 생존 시에는 갚지 못하고 대부분 그들의 사후에 조금이나마 은혜에 보답하려는 경우가 있다. 

생존 시에 잘 갚았으면 더 좋으련만 그래도 사후에라도 노력하는 그 따뜻한 마음들이 우리를 감동시킨다. 몇 몇 뉴스를 보면 성공한 제자들이 본인들의 스승을 위해서 스승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기부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스승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 오현 중에 한 분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일화를 보면 부모의 은혜에 얼마나 보답하고자 노력했는지 그러한 노력이 얼마나 사람을 감동시키는 지 알 수 있다. 

정여창 선생의 부친이 전쟁에서 전사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정여창 선생은 전쟁터로 가서 부친의 시신을 직접 수습하여 고향으로 모시고 와서 장례를 치렀다. 

부친의 조정에 대한 공로와 정여창 선생의 효심에 감동한 성종이 정여창 선생에게 벼슬을 내렸을 때 아버지의 사망을 구실로 대가를 받을 수 없다고 완강하게 거절한 일화는 본인의 신념과 행동이 얼마나 부모의 은혜에 답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후에 스스로의 힘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을 지냈다고 하니 그의 신념과 행동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우리의 부모의 이름을 그리고 스승의 이름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지 보여준다. 

너무나도 빠르게 그리고 바쁘게 돌아가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부모와 스승의 내리사랑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받는 모습에만 익숙해져 있다. 

한번은 그들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떠올리는 것도 필요하며 그러한 행동들이 병원에서의 생활에 우리의 신념을 더욱 건전하게 그리고 굳건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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