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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백신 내년 NIP 진입? '쪽지예산' 외엔 '불가능'

대상포진 백신 내년 NIP 진입? '쪽지예산' 외엔 '불가능'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9.1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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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안에는 없어…"연구용역·의견수렴 절차 필요"
쪽지예산 통한 편성 가능성…2014년 폐렴구균 백신 전례

ⓒ의협신문
ⓒ의협신문

내년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노년층 대상 대상포진 백신이 진입할 수 있을까. 정상적인 NIP 진입 과정을 따른다면 불가능하다. 정부 측 계획에는 대상포진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소위 '쪽지 예산'으로 불리는 국회를 통한 편법 루트로는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있다.

14일 <의협신문> 취재 결과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상포진 백신을 NIP에 진입시킬 계획이 없다. 연구용역을 통한 타당성 분석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용역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으며 일반적으로 6개월가량 소요된다.

지난 7월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질병관리본부 또한 "2019년 상반기까지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재정 당국, 지자체 등과의 협의 후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대상포진 백신을 NIP로 접종할 경우 한 해 예산은 5000∼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65세에게만 접종하는 방식의 예산은 400∼600억원이다. 근거 없이 추진하기에는 소요 재정이 큰 것.

게다가 일각에서는 NIP 예산에 대상포진보다 기진입 백신 적용 연령대 확대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상포진 백신이 내년 NIP에 진입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부터 NIP가 적용된 폐렴구균 백신이 전례다.

폐렴구균 백신은 2014년 5월부터 NIP 무료접종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부는 2013년 말까지만 해도 폐렴구균 백신이 NIP 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예산이 확정된 뒤에야 정부는 부랴부랴 백신 선정·조달계약·행위료 등을 결정하고 시행을 서둘렀다. 급하게 추진된 폐렴구균 백신 NIP는 준비과정과 함께 근본적인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었다.

국가사업 추진을 정부가 모른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국회 예산책정 과정에서 '쪽지'를 이용하면 가능할 수 있다.

실제로 당시 유력 정치인이 예산심의 막판에 쪽지를 통해 예산안을 들이밀었다는 것은 여전히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다만 폐렴구균 백신의 갑작스러운 예산책정에 따라 국가 지원예산 586억원 외에 지자체별 NIP에 부담해야 하는 예산은 미처 준비되지 않았다.

당시 각 지자체는 폐렴구균 백신 예산을 갑작스레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고 자칫 예산 문제로 전체 NIP 접종에까지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었다.

또한 NIP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보건의료전문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문제도 드러났다. 보건의료 국가사업 예산에 전문가의 의견이 아닌 정치적 판단이 앞섰다는 평가다.

만약 대상포진 백신이 국회 쪽지예산을 통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다면 폐렴구균 백신의 문제를 답습하는 수순이 된다.

그럼에도 폐렴구균 백신의 NIP 진입 과정은 수년간 시장을 독점해온 MSD의 '조스타박스'와 조스타박스와의 비열등성 증명이 전부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에게는 절실한 희망사항이다.

예방률 90%를 무기로 해외시장을 장악한 GSK '싱그릭스'의 국내에 상륙하기 전에 NIP를 통한 단단한 매출구조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싱그릭스의 국내 출시는 이르면 내년 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조스타박스의 예방률은 50%대, 스카이조스터의 예방률은 아직 검증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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