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헌재 결정 이후에도 윤리 논쟁 계속될 것"
"'낙태' 헌재 결정 이후에도 윤리 논쟁 계속될 것"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9.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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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절차적 공정성·민주적 숙의과정 통해 법·제도 마련해야
김상득 전북대 교수, 의료윤리연구회서 '인공임신중절 윤리' 강연
김상득 전북대 교수(철학과)가 3일 열린 의료윤리연구회에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윤리학적 접근'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상득 전북대 교수(철학과)가 3일 열린 의료윤리연구회에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윤리학적 접근'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인공임신중절'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은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첩적인 합의 과정과 절차적 공정성·민주적 숙의과정을 통해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김상득 전북대 교수(철학과)는 3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 제9차 정기총회에 앞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윤리학적 접근' 주제강연을 통해 세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신체적 자율권'을 둘러싼 도덕성과 권리 논쟁에 대해 설명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개원의사로서 갖춰야 할 직업윤리를 공부하고, 진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개원의를 주축으로 지난 2010년 9월 6일 출범한 연구단체. 매월 첫째주 월요일 마다 월례모임을 열어 의료윤리 전반에 관해 학습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10년 의료윤리연구회 창립 당시 '생명의료윤리의 4가지 원칙'을 주제로 강연을 맡아 자율성·선행·악행금지·정의의 원칙을 설명하며 의료윤리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날 철학자 드워킨이 제안한 윤리적 논쟁을 중심으로 인공임신중절의 윤리적 접근법을 제시한 뒤 "윤리학에서 태아의 도덕적 지위는 생명권을 지니기 때문에 죽음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태아의 도덕적 지위는 종교관과 가치관에 따라 입장 차이가 있고, 합의가 어려운 지점"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다며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해 90%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임신중절을 하는 게 옳은 것은 아니다"고 언급한 김 교수는 "팩트는 맞지만 사람의 윤리관·도덕관·세계관이 다 다르다. 다 합의를 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그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린다하더라도 여전히 윤리적인 문제는 남을 것"이라면서 윤리는 법으로 재단할 수 없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가출한 소년이 빵을 훔쳐 먹은 사례를 예로 든 김 교수는 "빵을 훔친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 되지 않지만 우리 사회가 소년에게 도덕적 책임을 지우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 경우에도 도덕적 변명이 아닌 도덕적 정당화가 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10대 소녀가 임신한 경우 사회적 인식이나 출산·양육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공임신중절을 정당화한다면 동방예의지국이 아닌 동방예외지국이 될 수 있다"면서 "도덕적 변명과 예외적인 사례로 접근할 게 아니라 중첩적인 합의 과정·절차적 공정성·민주적 숙의과정을 통해 법과 제도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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