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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 앞두고, "내가 제일 적임자"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 앞두고, "내가 제일 적임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9.0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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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 계획 발표…서울대·NMC·충남대·전남대 '4파전'
정책개발 및 권역센터와 유기적 협력관계 필요성 공감…정부 모형개발 관심 집중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보건복지부가 4일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1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권역센터 중심의 시스템을 '중앙-권역-지역(일차) 센터'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을 받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중앙의료원,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에서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국가 심뇌혈관질환관리 사업의 구심점 역할 및 기술지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연속적인 예방-치료-재활 서비스 제공 및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지원) ▲지역(일차)심뇌혈관질환센터(지역사회 내에서 급성심근경색·뇌졸중 등 응급상황 초기 대처) 등으로 구분해 역할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중심의 안전망을 중앙-권역-지역(일차)심뇌혈관질환센터로 연계되도록 안정망을 확충하고, 국가 심뇌혈관질환센터 사업의 구심점 역할 및 기술지원을 위한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모형도 개발키로 했다.

기존의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예방-치료-재활의 연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일차)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원하도록 기능도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지역(일차)심뇌혈관질환센터는 지역사회 내에서 급성심근경색·뇌졸중 등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 및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가 권역-지역(일차) 센터를 아우르면서 심뇌혈관질환관리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되다보니, 여러 병원에서 센터 지정을 위해 내부적으로 TFT 및 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난 8월 24일 심뇌혈관질환의 국가적 관리에 대한 토론회를 열면서 서울대병원이 적임자임을 은근히 강조했다.

오세일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10년째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운영되면서 권역센터의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나왔고,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가 각 센터와 협업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는 권역센터 간 네트워크 협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과의 협력관계, 대관업무, 민간단체와의 협의, 국민과의 협의(대국민 홍보 및 교육)를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는 정부에 정책을 제시하거나,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기반 자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문성과 현장성이 우수한 서울대병원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제 교수(충남대병원 신경과)는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를 어떻게 만들어 운영할 것인지 중요한데,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 대한 예산 지원을 대폭 축소시키겠다고 해 권역센터조차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충남대병원은 올해 초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추진팀을 만들었다"며 "어느 지역이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될지 모르지만, 보건복지부와 기재부 공무원을 잘 설득시켜 예산지원이 끊이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제 교수는 "정부가 심뇌혈관질환관련 사업을 모두 하려고 하지 말고,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해 중앙센터가 정책도 개발하고, 의미 있는 통계를 발표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한 교수(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지역 특성에 맞게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가 중심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어느 지역이든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가 지정되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하는 일을 도와주고,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병원은 전남 장성에 국립심뇌혈관질환센터가 설치돼야 한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준비 TFT를 구성했지만 현재까지 내부 회의만 하고 있고,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임석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누가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진료기능적인 능력보다는 정책적인 기능 및 CP 개발을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을 앞두고 4곳의 병원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배희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는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했다.

배 교수는 "필수의료의 국가책임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권역-지역이 연계된 심뇌혈관질환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며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는 정책 개발 및 지원, 조사통계, 임상가이드라인 개발 및 보급, ICT 플랫폼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배 교수는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의 병원에 일정 수준을 갖춘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설립돼야 하고,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운영 경험 및 노하우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은 물론, 이들 센터들이 공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가 균형 잡힙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11곳의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는 "4곳의 병원이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의 유기적인 협력 없이는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를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11곳의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어느 기관에 손을 들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보건복지부가 4일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모형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4곳의 병원은 정부가 추후 어떤 계획을 발표할 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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