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서 저지르기 쉬운 '의료법·건보법' 위반 사례는?
의료기관서 저지르기 쉬운 '의료법·건보법' 위반 사례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9.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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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의료행위·전화진료·대리처방 주의…현지조사 확인서 서명 신중
수술 동의서 작성 시 적극 설명이 중요…초기 대처따라 행정처분도 달라
고한경 변호사는 개원을 하고 있는 원장들이 자주 위반하는 의료법 및 국민건강보험법 사례들을 지난 2일 열린 대한외과의사회 추계연수강좌 및 외과박람회에서 소개했다.
고한경 변호사는 개원을 하고 있는 원장들이 자주 위반하는 의료법 및 국민건강보험법 사례들을 지난 2일 열린 대한외과의사회 추계연수강좌 및 외과박람회에서 소개했다.

개원을 하고 있는 의사라면 한 번쯤은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을 위반한 일로 적지 않게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다.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별 문제 없이 지나쳤다가 나중에 행정처분이나 법원에서 재판까지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비슷한 사례를 통해 법 위반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2일 열린 대한외과의사회 2018 추계연수강좌 및 제3회 외과박람회에서는 개원 의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법률 강의가 주목 받았다. '개원, 이 정도 법은 알고 시작하자' 강의가 바로 그것.

이날 강의를 진행한 고한경 변호사(유앤아이파트너스법률사무소)는 개원을 준비하고 있거나, 개원을 한 의사들이 자주 위반할 수 있는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 사례, 그리고 의료기관 내에서의 의료사고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개원의사들에게 알려줬다.

고 변호사는 의료법 및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사례를 소개하면서 먼저 A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아닌 피부관리실 직원이 환자에게 고주파치료를 해준 것을 예로 들었다.

고 변호사는 "환자가 아무리 요청해도 의사가 아닌 직원이 고주파치료를 하게 되면 의료법(제27조) 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행위를 할 수 없다"며 "최악의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것은 물론 자격정지 3개월, 업무정지 3개월 등의 행정처분도 따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B의료기관 원장이 사회복지시설에서 촉탁의로 일하고 있는 동료 의사의 요청을 받고 요양중인 노인들을 가끔 진료한 후 의료법 위반으로 문제가 된 사건도 언급했다.

고 변호사는 "이 사례는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에 해당하며, 정식 촉탁의가 아닌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의사가 어떤 의료기관에 등록돼 있으면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나 지자체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해 요청하는 경우, 또는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경우 외에는 자신이 등록돼 있는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해야한다"며 "이런 경우는 의료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하의 벌금,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 변호사는 "초기에 이런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벌금만 내면 되지 하는 생각을 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게 되면 나중에 행정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번째로 C의료기관 원장은 자동차보험회사로부터 환자의 진료기록부를 복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후 환자의 개인정보라서 환자의 동의 없이 줄 수 없다고 했다가 문제가 된 사례를 소개했다.

고 변호사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자보회사가 환자의 진료기록부 사본을 요청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된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 자격정지 15일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보험과는 달리 실손보험의 경우 실손보험사는 의료기관에 진료기록부 열람을 요구할 권한은 없다"고 덧붙였다.

네번째로는 환자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내원이 어렵다며 비급여 약처방을 요구해 처방전 비용을 받고 3개월치 약을 처방해줬다가 봉변을 당한 D의료기관 원장의 딱한 사정도 소개했다.

고 변호사는 "무진찰 처방전·진단서·검안서·증명서 발급이 의료법에서 금지돼 있고,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자격정지 2개월 행정처분 사유가 된다"며 "환자가 원하더라도 전화진료를 하고 처방을 해주는 것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섯번째로 정신과병원을 운영하는 E의료기관 원장이 수용자를 대신해 교도관에게 대리처방을 해준 사례를 소개했다.

이 사건과 관련 고 변호사는 "대리처방에 대해 아직 논란이 있지만, 환자의 편의를 위한 대리처방은 허용이 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주의해야 하고, 특히 해외여행을 이유로 대리처방을 요청하는 경우는 더욱더 조심할 것"을 상기시켰다.

이밖에 고 변호사는 F의료기관 원장이 대진의사를 고용했는데, 대진의사가 자신의 명의가 아니라 F의료기관 원장 이름으로 진료기록과 처방전을 발행한 것과 관련 "직접 진료한 의사가 타인 명의로 처방전을 발급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며 "원장과 대진의 모두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의료컨설팅업체와 협약을 맺고 건강검진 할인권을 발행해 유통한 것이 문제가 된 사례를 소개하면서 "본인부담금 면제, 할인, 금품 제공, 불특정 다수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자격정지 2개월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업체와의 협약 시 이런 내용을 주의깊게 살피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병원이 당직의사를 두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것도 유의해야 하고, 병원에서 원장의 각종 경력을 게시할 때 과장광고가 아닌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병원 내에서의 광고는 아직 광고라고 보지 않는 것 같지만, 홈페이지나 블로그라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기 때문에 광고 문구를 신중하게 검토한 뒤 게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건강보험법 관련 위반하기 쉬운 사례도 소개하면서 "부당청구와 허위청구를 특별히 조심할 것"을 신신당부했다.

고 변호사는 "보건복지부장관 명의가 있으면 현지조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명의가 있으면 방문확인이라고 보면 된다"며 "현지조사는 거부하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차 방문확인 협조요청에도 방문확인을 하지 못한 경우, 월평균 부당건수가 5건 이상이면서 행정처분 대상에 해당되는 요양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수 있으므로 대비를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부당청구는 환수와 요양기관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의료행위는 할 수 있는 반면, 허위(거짓)청구는 환수 및 요양기관업무정지, 명단공표, 자격정지, 형사고발까지 가능하고, 허위청구 비율에 따라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위(거짓)청구의 경우 자격정지처분을 받은 사람이 개설자이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담당부서에 따라 행정처분이 다르게 내려지기 때문에 당사자 입장에서는 피해가 크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현지조사의 경우 공단·심평원 방문확인 → 보건복지부 현지조사 → 보건복지부 업무정지 → 의료급여 업무정치처분 → 건보공단 환수결정통보 → 의료급여 부당이득 징수 → 자격정지 처분 → 명단공표 대상 통보 → 경찰서 연락 → 산재,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에서 연락이 오고 소송으로 진행되는 과정 때문에 제대로 진료조차 하기 어려우므로 이런 흐름을 잘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귀뜸했다.

또 "현지조사 과정에서 확인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나중에 소송으로 갔을 때 80%는 지고 가는 것이므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조언했다.

의료사고와 관련해서도 고 변호사는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소보원·분쟁조정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여기서도 조정절차가 진행이 안되면 환자가 형사고발·민사소송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수술과 관련된 설명을 하고 동의서를 받을 때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잘해야 하고, 환자 가족이 아니라 환자 본인에게 직접 설명했다는 기록, 그리고 설명을 해줄 때 그림 같은 것을 그리면 적극적으로 설명을 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의사 스스로는 물론 직원들에게 교육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진료실에서 환자의 폭행·난동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과 관련, 환자가 난동을 부릴 때 대처방법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고 변호사는 "진료실 난동 시 증거확보를 해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가 난동을 부릴 때 신체적 대응을 하면 쌍방과실이 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신체적 대응을 하지 말고 녹음(난동·폭력·폭언 등)이나 녹화(CCTV)를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환자 1인 시위는 집회신고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와 문제를 잘 푸는 것도 필요하며, 환자의 특성을 잘 파악해 맞춤별로 대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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