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치료제 손안에…건선 환자 삶의 질 높여야"
"새로운 치료제 손안에…건선 환자 삶의 질 높여야"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9.1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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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페르난데스 페냐스 시드니의대 교수
중증건선 치료 방향으로 환자 '삶의 질' 강조

국내 중증건선 치료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중증건선이 산정 특례제도에 진입하며 효과와 안전성을 앞세운 고가의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글로벌 제약사들은 국내 시장에 인터루킨-17A·인터루킨-23 억제제 등 새로운 기전의 생물학적제제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급여권에 들어선 치료제가 늘면서 올해 생물학적제제의 중증건선 치료제 처방이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국내 생물학적제제 처방이 400여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치료환경이 크게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치료환경의 전기를 이끈 고가 생물학적제제의 급여권 진입은 새로운 치료제의 뚜렷한 효과와 검증된 안전성이 배경이 됐다.

릴리의 '탈츠(익세키주맙)', 얀센의 '트렘피어(구셀쿠맙)',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세쿠키누맙)'은 세계적인 중증건선 치료 목표까지 바꿔놓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약국(EMA)은 기존 치료 성공 기준인 PASI 75를 PASI 90까지 상향 조정했다.

이에 <의협신문>은 건선치료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알려진 파블로 페르난데스 페냐스(Pablo Fernandez Penas) 시드니의대 피부과 교수를 만나 새로운 생물학적제제로 기인한 중증건선 치료의 미래와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파블로 페르난데스 페냐스 시드니의대 교수 ⓒ의협신문
파블로 페르난데스 페냐스 시드니의대 교수 ⓒ의협신문

Q. 한국은 작년부터 산정 특례가 적용돼며 환자 부담이 줄었다. 호주의 중증건선 생물학적제제의 급여 상황은 어떤가?
- 호주에서도 건선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급여 적용 시 한달 기준 환자 본인부담비용은 호주 달러로 40달러 수준이다.

안타까운 점은 호주에서는 요양급여 기준이 까다로워서 급여가 적용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현재 한국에서는 급여기준이 PASI 10 이상으로 알고 있는데 호주에서는 PASI 15 이상이다.

또 급여 지속 여부는 환자의 증상이 베이스라인 대비 75% 이상 개선됨을 의미하는 PASI 75를 달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호주에서는 PASI 75가 달성되지 않은 경우, 1회 실패로 간주하며 3회를 실패하면 5년 동안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없다. 5년 동안 기존의 전통적인 건선 치료법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인터루킨 억제제의 등장으로 치료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TNF-α 억제제와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이 지금까지 중증 건선 치료의 주류였다면 최근 인터루킨-17A 억제제와 인터루킨-23 억제제가 연달아 등장하면서 중증 건선 치료의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실제 의료진과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 TNF-α 억제제는 오랜 기간  건선 치료에 사용돼 왔고 치료 효과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시아 환자에서 결핵과 같은 이상반응의 보고가 많이 있었다. 스텔라라는 TNF-α 억제제보다 뛰어난 효능을 보였고 이제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인터루킨 억제제가 시장에 나왔다.

새로운 인터루킨 억제제의 등장은 현장 의료진뿐 아니라 학계 차원에서 PASI 100을 건선 치료의 목표로 생각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과거 스텔라라에 대한 임상연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PASI 90을 기준으로 효능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임상시험을 통해 탈츠·코센틱스·트렘피어가 스텔라라보다 건선 병변 및 가려움증 개선 지표에서 더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새로운 인터루킨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이제는 PASI 90을 넘어 PASI 100을 기준으로 중증 건선 치료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환자들에게도 큰 의미를 갖는다. 환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완전한 깨끗한 피부(PASI 100)로 회복할 수 있고 환자들이 직접 그 변화를 자신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실제로 엔브렐(에타너셉트)과 탈츠의 비교 연구인 UNCOVER 2·3 에서 탈츠는 비교군 대비 1주만에 유의하게 높은 수준의 피부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완전히 깨끗한 수준의 개선을 의미하는 PASI 100 반응률에서도 엔브렐과 스텔라라 대비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최근 생물학적제제를 처방받는 환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의사로서 이러한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싶다. 

Q. 치료제뿐 아니라 중증 건선 질환 자체에 대해서 논의가 활발한 것 같다. 혹시 건선에 대한 구체적인 아젠다 또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 최근 WHO는 10월 29일을 '세계 건선의 날'로 지정했으며 관심을 갖고 치료해야 하는 질병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같이 건선은 의학계에서 중요한 화두다. 향후 건선 치료에 있어서 주요 아젠다는 건선에 대한 환자들은 물론 의사들의 인식개선이다.

상당수의 의료진들이 건선을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여기고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건선이 환자들의 삶에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것을 자주 깨닫게 된다.

때문에 탈츠 등 생물학적제제의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추가된 것은 환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건선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이 환자들의 삶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건선이 흔히 발병하는 시기가 20대인데 건선으로 인해 20대 초반 본인의 진로, 결혼, 취업 등 전체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진료를 하면서 절실히 느끼고 있다. 실제로 건선 환자의 50% 이상은 삶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건선이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삶의 질이라는 것이 정량적인 평가나 측정이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한국의 건선 유병률이 1%라면 100명 중 한 명이 건선 환자일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잘 숨기고, 숨기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다. 그래서 직업을 선택할 때도 건선 환자인 것이 드러나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의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더라도 건선을 앓고 있다면 환자를 직접 대하는 의사가 아닌 환자를 직접 보지 않아도 되는 과를 선택한다. 가능하다면 이러한 환자들에게 더 좋은 치료법을 최대한 빨리 제공하고 싶다.

이를 통해 건선이 환자들의 삶에 미치는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이고 싶다. 결론적으로 중증건선 치료의 방향은 환자의 삶의 질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점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중증 건선 치료에 있어 제언한다면.
- 한국은 이미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제언하자면 의료진들이 한번만 더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줬으면 한다.

환자들이 항상 피부에 두꺼운 각질층을 가지고 산다는 것, 아침에 일어났을 때 침대와 베개 맡에 떨어진 각질들을 본다는 것. 이러한 피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그들의 삶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건선은 상당히 고통스럽고 불편한 질환이고 매일 크림과 약을 바르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환자들은 치료를 받을 권리와 최고의 치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리고 지금 매우 우수한 치료법이 우리의 손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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