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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응급실 폭행 피해 의사 "경찰 새 매뉴얼 정착하길"
익산 응급실 폭행 피해 의사 "경찰 새 매뉴얼 정착하길"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9.0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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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학회·의사 동료들 지지 큰 힘...잘못된 관행 달라졌으면
"지침 개정 만족하지 말고 진료현장서 적용하도록 노력해야"
의협 최대집 회장과 <span class='searchWord'>방상혁</span> 상근부회장이 익산 응급실 폭행 피해 의사를 사고 직후 만나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을 약속하고 있다.
의협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익산 응급실 폭행 피해 의사(왼쪽 아래)를 사고 직후 만나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을 약속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의료계가 응급실과 의료기관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초동대처 개선을 요구한 지 2개월여 만인 4일 경찰청이 강화된 응급실 폭행 사범 대응 지침을 발표했다.

개정된 지침에 따르면 경찰청은 응급실 내 폭력 사범에 대해 공무집행 방해죄를 적용,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키로 했다. 흉기를 소지하거나 중대 피해 발생 등 중요 사건은 피의자 '구속 수사 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사실상 이번 지침 발표의 계기가 된 전북 익산 응급실 폭행 사건의 피해자 L응급센터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을 5일 만나 지침 개정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

지난 7월 L센터장은 '자신의 말을 듣고 웃었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으러 온 주취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폭행 가해자는 경찰이 출동한 후에도 의자를 L센터장을 향해 걷어차거나 협박과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폭행 가해자는 풀려나면서 의료계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L센터장은 "경찰청 대응 지침 개정에 만족하지 말고 현장에서 대응 지침이 지켜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문일답>

경찰청이 한층 강해진 응급실 폭력 초동대처안을 내놨다.

보도를 언뜻 봤다. '만시지탄'이지만 의미가 있다. 경찰청이 발표한 게 말로만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적용돼야 한다. 지난번 폭행을 당했을 때 출동한 경찰의 초동대처는 실망스러웠다. 경찰청이 발표한 대처안이 반드시 현장에 정착됐으면 한다.
 

전기충격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예상보다 경찰청의 대응 지침이 세게 나왔다. 발표된 안 중 마음에 와닿는 조치가 있었나?

보도를 언뜻 봤지만 자세히 읽지는 않았다. 아직도 사고 여파로 관련 기사를 선뜻 읽게 되지 않는다.
 

사고 당시를 떠올려보면 가해자를 즉시 분리한다든지, 폭행과 위협을 멈추지 않는 가해자를 제압하거나 체포하겠다고 개정한 지침이 와닿을 듯하다.

경찰의 현재와 같은 초동대처는 바꿔야 한다. 응급실에서 폭행을 당했던 그때도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의 위협과 욕설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가해자에 대한 후속조치도 부족했다. 가해자는 즉시 풀려났다가 여론이 안 좋아지고서야 구속됐다. 이제 지침이 즉시 제압과 체포로 바뀐다니 지켜봐야겠다.
 

복귀한 지 한 달여가 됐다. 적응은 잘되고 있는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노력하고 있다. 가끔 그때 생각이 나 울컥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학회 등 의료계와 얼굴도 모르는 동료들이 지지하고 응원해 줘 힘이 됐다.
 

용기 있게 피해사실을 알려 관련법이 발의되고 경찰청이 초동대처 지침을 개정하는 상황까지 왔다.

기왕 개정된 지침이 사문화되지 않았으면 한다. 경찰 자신도 달라지고 국민에게도 달라진 지침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사고 당시 경찰이 피해자를 피해자로 보지 않는 것 같아서 가장 힘들었다. 오히려 폭행한 가해자에 대한 관용이 커 보였다. 그런 잘못된 관행이 달라졌으면 한다.
 

여전히 주취자를 진료하는 일이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좋아지면서 주취자가 늘었다. 사고를 당한 뒤 주취자를 진료할 때 괜히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센터장이기 때문에 간호사나 의사와 주취자가 다툼이 생기면 말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러기가 힘들다.

사건 이후 병원대응 매뉴얼을 손보고 강화하면서 예전보다 좋아졌다. 모든 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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