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관계 입증 못한 의료진 1845만원 배상
인과관계 입증 못한 의료진 1845만원 배상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08.15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플란트 시술 부작용 판단 치과의사 책임 80%...위자료 200만원
항소심 법원, 보철물 도재파절·역미소선 등 '시술 시행상 과실' 판단
전주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5월 4일 뼈 이식을 동반한 임플란트 시술 후 상악 보철물 도재파절 및 치주염 등의 부작용이 생긴 환자가 치과의사를 상대로 낸 2635만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치과의사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80%로 제한해 2000여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1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의협신문
전주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임플란트 시술 후 상악 보철물 도재파절 및 치주염 등의 부작용이 생긴 환자가 치과의사를 상대로 낸 2635만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치과의사의 과실을 인정, 1845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의협신문

법원이 임플란트 시술을 둘러싼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시술 부작용이 아닌 다른 원인을 입증하지 못한 치과의사에게 1645만원의 향후치료비와 200만원의 위자료 등 1845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최근 뼈 이식을 동반한 임플란트 시술 후 상악 보철물 도재파절 및 치주염 등의 부작용이 생긴 환자가 치과의사를 상대로 낸 2635만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치과의사의 과실을 인정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손해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액의 80%로 제한, 1845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전주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B치과의사에게 2015년 1월 26일부터 2016년 3월 22일까지 치근 발치 및 뼈이식을 동반한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A씨는 시술이 진행 중인 2016년 2월 17일 하악 좌측 제1, 2소구치와 제1대구치에 통증과 흔들림을 호소했다. B치과의사는 2월 23일 하악 전치 6개 보철물을 다시 제작하기 위해 본을 떴다. 3월 9일 제작한 치아 장착 후 3월 22일 전반적인 치아의 교합을 점검했다.

A씨는 임플란트 시술 이후인 2016년 5월 하악 좌측 구치부의 불편감과 임플란트 보철의 파절을 호소하며 C대학병원에 내원했다. C대학병원 치과의사는 5월 30일 임상 결과를 포함한 진료소견서를 작성했다. 진료소견서에는 ▲하악 좌측 제1대구치 부위 치주염으로 인한 골소실 ▲임플란트 상부 보철물 도재 파절 ▲상악 임플란트 보철의 역미소선(reverse smile curve) ▲도재 파절로 인한 교합평면 수정 및 교합 회복을 위한 상하악 보철물 재제작 필요 ▲ 하악 좌측 제1대구치 치주 치료 및 보존치료 필요 ▲고정성 수복 필요 등을 담았다.

A씨는 이를 토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상악 임플란트 보철물 도재 파절 및 역미소선, 하악 좌측 제1대구치 부위 치주염 등 심각한 손상이 잘못된 임플란트 시술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보철물 도재파절 및 보철의 역미소선 등의 원인이 B치과의사의 시술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판단,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B치과의사의 항소를 기각, 1심 판결에 힘을 실었다.

전주지법은 ▲임플란트 시술 이후에도 계속해 통증·불편함을 호소한 점 ▲임플란트 식립과 제거, 재식립 등의 치료를 반복했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점 ▲결국 상급 종합병원인 전북대병원에 내원한 점 ▲1심 법원의 D대학 치과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답변서(임플란트 상부 보루 도재 파절 및 상악 임플란트 보철의 역미소선은 피고의 임플란트 치료로 의한 것,  적절한 방지조치 이루어지지 않음, 최초 임플란트 보철 설계 잘못, 교합조정 미비, 적절한 관리 조치 부재 등) ▲임플란트 시술 외에 도재 파절이나 역미소선을 야기할 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치과 의사는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서 정확하게 보철을 설계하고, 시술 과정에서 적절한 관리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면서 "임플란트 상부의 도재 파절과 상악 임플란트 보철의 역미소선은 B치과의사의 시술 시행상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초 내원 시 상악이 무치악 상태였던 점 ▲다른 치아들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점 ▲가벼운 당뇨 증상을 보이고 있었던 점 ▲임플란트 치료에 있어 완치의 개념이 없고, 환자 평생에 걸친 종합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는 점 ▲의료행위의 특성, 위험성 등을 참작, B치과의사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이번 판결을 비롯해 최근 손해배상을 둘러싼 민사 소송에서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 여부나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의 발생에 관해 의료상의 과실 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 증명되면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99다66328 판결 2000년 7월 7일 선고, 대법원 2010다57787 판결 2012년 5월 9일 선고)거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분야이므로 일반인이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려운 만큼 간접사실을 증명하면 의료상 과실로 추정한다'거나 '환자 측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고, 의료행위를 한 측이 입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례가 강조되고 있다."환자 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위반과 손해의 발생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히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우므로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않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대법원 93다52402 판결 1995년 2월 10일 선고/대법원 2012다6851판결 2015년 2월 12일 선고) 등 환자측의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의료인측의 입증책임을 강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입증책임을 둘러싼 판례의 태도는 6월 22일 프로포폴 과다투여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에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70대 고령 환자에 위내시경 검사를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했다가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에서 의료진이 프로포폴 과다투여와 사망 사이의 다른 원인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병원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에서도 재판부는 동일한 논리를 적용, 환자가 겪은 부작용과 시행한 임플란트 시술 외의 다른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한 치과의사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