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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인권센터' 유혜영號 출항!

'여의사 인권센터' 유혜영號 출항!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8.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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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의사회 '여의사인권센터' 개소...'여의사인권센터 매뉴얼' 갖춰
유혜영 초대 여의사인권센터장 "의료사회 성폭력 주시...처벌보다 예방"

유혜영 의권위원장겸 여의사인권센터장은 이번 여의사인권센터 오픈은 한국 사회에서 여의사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유혜영 한국여자의사회 의권위원장 겸 여의사인권센터장은 "여의사인권센터 오픈은 한국 사회에서 여의사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국내 유일의 여성의사단체인 한국여자의사회(회장 이향애)가 최근 여의사회관(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37길 46 정우빌딩 305호)에 '여의사인권센터(☎02-704-9501)'를 개소했다.

여의사인권센터는 의료기관에서의 성폭력(성희롱·성폭행·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의사의 권리를 신속히 구제하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은 "여의사들을 폭력에서 자유롭게 함으로써 건전한 진료환경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여의사인권센터를 개소했다"면서 "여의사인권센터를 통해 여의사들의 피해를 신속히 보호하고,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회원들의 참여와 호응을 당부했다.

여의사들의 인권 수호를 대변할 초대 여의사인권센터장을 맡은 유혜영 한국여자의사회 의권위원장(서울 강남·유안과의원)을 만나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봤다.

최근 사회적으로 '미투'와 함께 불거진 여성들의 성폭력·인권유린 등 그 동안 남성중심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폐해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어 충격이다. 누구나 알만한 대학병원에서조차 여의사들의 성폭력·인권유린 사태는 예외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갑자기 이슈화된 것 또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 밑 속에 가라앉아 있던 것들이 요즘 사회분위기에 편승해 미처 말 못한 것들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이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인권유린은 특히 상하관계가 분명한 의사 조직과 교육·진료를 같이 하는 현장에서는 더욱 더 얘기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런 상황이 의사로서 부끄러울 뿐이다. 앞으로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 것인가가 바로 '여의사인권센터'가 태어난 바탕이자 우리가 헤쳐나아가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 

여의사 인권센터를 설립한 배경은?

제대로 된 명칭은 한국여자의사회 의권위원회내의 여의사인권센터다. 여의사들의 성폭력 피해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이미 전 집행부 때부터 한국여성변호사회와 협약을 맺어 사업을 시작했다. 그것을 이어 받아 토대를 구축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 특히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께서 이번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임기는 언제까지인가? 또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임기는 2년이다.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데 시간·인력 등 여건이 녹록치 않다. 6∼8월 두 달 반 동안 업무규정 초안을 가지고 개정 작업을 했고, 행동 지침서인 <여의사인권센터 매뉴얼>을 만들었다. 물론 개정 작업은 계속 필요하다. 현재 신고가 들어왔을 때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여의사인권센터는 가해자나 혹은 가해자가 속한 의료기관에 해당 사항에 대한 적절한 권고를 할 뿐이지 법적 강제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여의사인권센터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고 적법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곳이다. 여의사인권센터 매뉴얼은 각 의료기관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참고서가 될 것이다.

여의사인권센터가 존재하는 자체, 여의사회가 의료사회의 성폭력 등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피해 여의사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6∼8월 두 달여 동안 준비한 '여의사인권센터 매뉴얼'. 성폭력은 예방이 목표지,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각 의료기관들의 올바른 판단 지침서로 역할이 기대된다ⓒ의협신문
6∼8월 두 달여 동안 준비한 '여의사인권센터 매뉴얼'. 성폭력은 예방이 목표지,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각 의료기관들의 올바른 판단 지침서로 역할이 기대된다ⓒ의협신문

이제 막 의료계에 입문하는 젊은 여의사들에게 선배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예전에는 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속한 의료기관에 말하기가 힘들다면 같은 여의사끼리 인권센터를 만든 만큼 센터를 찾아 속에 응어리진 마음을 풀었으면 좋겠다. 참고 있지 말고 풀자. 작은 불씨일 때 끄기 쉽다. 한 번 이런 일을 당했다고 참고 넘어가면, 가해자는 빈번하게 점점 더 그 수위를 높여갈 것이 뻔하고, 피해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의식이 필요하다. 작은 불씨를 빨리 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나 가해자를 위해서도…그럴 때 우리 인권센터가 곁에 있을 것이다. 

모든 회원들이 행동을 조심하고,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자는 예방이 최종 목표지,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의술을 하기 전에 인술을 베풀어라.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이전에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의대생 시절 어느 교수님의 가르침을 떠올린 유혜영 여의사인권센터장은 "사람으로서의 도리와 인성을 갖춘 의사가 된다면 성폭력과 같은 문제가 거론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의료를 업으로 삼는 의료인들이라면 '의술은 곧 인술'이라는 말의 본래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 야 한다"고 말했다.

7월 25일 드디어 서울 마포 한국여자의사회 본관 내에 '여의사인권센터'가 개소했다. 이날 '여의사인권센터' 현판식에는 한국여성변호사회의 윤석희 수석부회장·장윤정 변호사·천정아 변호사 등 법조인들과 함께 한국여자의사회 유혜영 의권위원장겸 여의사인권센터장·조종남 전 의권위원장·현 집행부 임원들이 참석했다.ⓒ의협신문
한국여자의사회는 지난 7월 25일 서울시 마포회관에 '여의사인권센터'를 개소했다. 이날 '여의사인권센터' 현판식에는 한국여성변호사회의 윤석희 수석부회장·장윤정 변호사·천정아 변호사 등 법조인들과 한국여자의사회 이향애 회장·유혜영 의권위원장 겸 여의사인권센터장·조종남 전 의권위원장을 비롯해 집행부 임원들이 참석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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