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서체로 일필휘지...충무공 시를 만나다
다섯가지 서체로 일필휘지...충무공 시를 만나다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8.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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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원곡서예상 40주년 기념전'
제36회 원곡서예문화상 수상 연당 박영옥 선생 작품 선보여
원곡(原谷) 고 김기승 선생의 작품 '성경구(聖經句, 135×35㎝)'를 설명하고 있는 연당 박영옥 선생. 오로지 원곡 선생만 쓸 수 있는 글씨체로서 '추사체 이후로 원곡체로 갈음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사진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원곡(原谷) 고 김기승 선생의 작품 '성경구(聖經句, 135×35㎝)'를 설명하고 있는 연당 박영옥 선생. 박영옥 선생은 "오로지 원곡 선생만 쓸 수 있는 서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3F)에서 '원곡서예상 4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원곡(原谷)은 서예가인 고 김기승 선생의 아호로 김기승 선생은 한국 서예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한문 서체뿐만 아니라 한글 서체인 '원곡체(原谷體)'를 창안한 선생은 한국서예사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한국서예사>를 저술한 인물로서 서예사에 그를 빼놓고 논할 수 없는 한국 서예계의 대표적 인물이다. 

현재 원곡문화재단이 매년 시상하는 '원곡서예문화상'은 지난 1978년 서예계 후진양성을 위해 제정한 '원곡서예상'을 계승 발전시킨 한국서단의 가장 대표적인 상으로, 서단에서는 영예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번 달 19일까지 선보이는 전시는 원곡서예상 40주년을 기념한 역대수상자 초대전으로 수상자 작품 45점과 원곡 고 김기승 선생의 유작 등 모두 6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원곡 선생과 원곡문화재단의 정신을 관통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출품작 '충무공 시(193×137㎝)'를 해설하고 있는 연당 선생. 충무공 이순신의 진중음(陣中吟)의 한 귀절로 '서해어용동 誓海漁龍動 맹산초목지 盟山草木知, 바다와 서약을 하니 물고기와 용이 요동을 치고 산에 맹서를 하니 초목이 알아주더라'는 구국 단심(丹心)을 드러낸 싯귀다. 이 한 글귀에 서예의 오체를 전부 선보였다. 사진/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2014년 제36회 원곡서예문화상을 받은 연당 박영옥 선생의 '충무공 시(193×137㎝)'. 충무공 이순신의 진중음(陣中吟)의 한 귀절로 '서해어용동 誓海漁龍動 맹산초목지 盟山草木知, 바다와 서약을 하니 물고기와 용이 요동을 치고 산에 맹서를 하니 초목이 알아주더라'는 구국 단심(丹心)을 드러낸 싯귀다. 연당은 이 한 싯귀에 서예의 다섯가지 서체(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를 전부 담았다. 사진/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이번 전시에서 제36회 원곡서예문화상 수상자인 연당(蓮堂) 박영옥 선생(85세·한국의사서화협회 명예회장·대한의사협회 고문·한국서도협회 공동회장)의 작품 '충무공 시(193×137㎝)'를 만나 볼 수 있다.

연당 선생은 2009년 서예나 동양화를 즐겨하는 의료계 인사들을 모아 한국의사서화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역임한 의료계 대표적인 서예가이자 대한민국 '제43대 신사임당상'을 수상한 자랑스런 여성계 리더이기도 하다.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연당 선생은 지난 2017년 자서전 출판 기념전 이후 오랫만 이었다. 연당 선생께 이번 전시의 의미를 물어봤다.

▶이번 작품 '충무공 시'를 해설해 주신다면?

'서해어용동 誓海漁龍動 맹산초목지 盟山草木知, 바다와 서약을 하니 물고기와 용이 요동을 치고 산에 맹서를 하니 초목이 알아주더라'는 글귀예요.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이 12척의 판옥선을 눈앞에 두고 진중에서 읊은 구국 단심(丹心)을 올곧이 드러낸 진중음(陣中吟)의 한 구절이지요. 이 작품은 한 글귀에 오서(五書, 초서·전서·예서·해서·행서)를 모두 보여주고자 한 것인데, 내마음 가는데로 휘 내려 쓴 글입니다.

현재 서울의대 본관에 전시돼 있는 작품 '기도(祈禱, 200×145㎝)'. 자식이 사회에 봉사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글이다. 특히 맥아더 장군의 기도문을 원곡체(原谷體)로 담아냈다.
현재 서울의대 본관에 전시돼 있는 작품 '기도(祈禱, 200×145㎝)'. 자식이 사회에 봉사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글이다. 특히 맥아더 장군의 기도문을 원곡체(原谷體)로 담아냈다.

▶원곡 고 김기승 선생과 연당 선생을 관통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1991년도 제2회 개인전시 때, 원곡 선생께서 축사와 함께 글을 실어주셨어요. 그 후 제36회 원곡서예문화상도 수상했지요. 더 나아가서는 원곡 선생의 제자이신 무림 김영기 선생에게 서예를 사사 받아 본격적으로 서가에 입문했으니, 남다른 인연이라고 할 수 있지요.

특히 지난해 열린 예술의전당 서예축제 SACCalliFe 2017 '오늘의 한국서예전'에 한국서도협회 대표작가로 출품한 '기도(祈禱)(200×145㎝)'란 작품( 맥아더 장군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과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인용, 위아래로 배치한 작품이다)을 통해 맥아더 장군의 기도문을 원곡체로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소전 선생의 글씨체로 서체를 달리해 선보이기도 했답니다. 현재 이 작품은 서울의대에 기증했는데 본관에 전시돼 있어요.

연당 선생은 2017년 자서전 '삶의 향기'를 펴내고 출판 기념서화전을 열었다. 이 책은 일제강압통치와 한국전쟁 등 혼란스러웠던 역사의 격변을 지나오며 여의사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살아온 시간과 촘촘이 남긴 흔적을 따라 1부 / 천직, 의사로 살다. 2부 / 연당, 서예에 살다. 3부 / 사임당으로 산다는 것 등 크게 세 가지 테마로 나눠 80여 생을 담담히 그려냈다.
연당 선생은 2017년 자서전 '삶의 향기'를 펴내고 출판 기념서화전을 열었다. 이 책은 일제강압통치와 한국전쟁 등 혼란스러웠던 역사의 격변을 지나오며 여의사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살아온 시간과 촘촘이 남긴 흔적을 따라 1부 / 천직, 의사로 살다. 2부 / 연당, 서예에 살다. 3부 / 사임당으로 산다는 것 등 크게 세 가지 테마로 나눠 80여 생을 담담히 그려냈다.

▶2017년 인사동에서 자서전 <삶의 향기> 출판 기념서화전을 열었었죠. 또 올해는 그룹전에 출품하기도 했어요. 대단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올해 무더위가 무색하게도 바쁘게 시작했던 한 해입니다. 지난 5월에는 한국서도협회 '제1회 성학회 신풍전'에 출품을 했고 6월에는 '제9회 한국의사서화회전'을 인사동에서 가졌어요. 또 같은 달 22일 서울지방경찰청 갤러리에서 '신사임당 딸'들의 제2회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여기에 현재 전시하고 있는 이 충무공의 글을 한달 여 간 준비를 했으며, 오는 8월 말에 여는 '한국서도협회 초대작가전'·'국제서법연맹전'의 출품작을 준비 중에 있어요.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할텐데요, 고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젊은 작가들 뺨치게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계신데 건강관리는? 

대작을 준비하게 될 때면 아무래도 체력이 필수예요. 그래서 5년 전 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더워서 주로 많이 걷는 것으로 대신한답니다. 아직까지 건강에는 자신 있어요. 올 6월에 이탈리아 알프스라 불리는 돌로미테 트래킹 여행을 다녀왔는데, 해발 2950m를 가뿐이 걸었어요.

▶선생님의 작품 활동에 있어 유의미한 글귀들을 주로 어디에서 인용하는지요?

좋아하는 글귀는 주로 <명심보감>에서 인용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격언·금언 등은 하나같이 소중한 교훈이 된답니다. 살다보면 모든 것이 여기에 기인하지요.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책임 있게 꾸려가야 할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깊이있게 생각하게 해줍니다. 더불어 많은 시인들의 글귀도 참고하고 있고요. 

연당 선생은 마지막으로 의사 후배들에게 '스스로 수양을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옳지 않은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또는 해야 할 것 등 '자신의 겸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을 쓴다는 것, '글씨'는 바로 '도덕'"이라고 생각한다는 연당 선생…. 후배들이 그 이치를 이해하고 알아, 글을 씀으로서 자신을 수련했으면 하는 바람을 끝으로 전했다.

한편, 8월 14일(화) 오후 2시 예술의전당 4층 챔프홀에서 '제9회 원곡학술세미나'가, 오후 4시 '제40회 원곡서예문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이번 원곡서예문화상은 강대희 씨가, 원곡서예학술상은 이필숙 씨가 선정됐다.

이탈리아의 알프스라 불리는 돌로미테 해발 2950m에서 박영옥 선생. 가파른 산과 빙하·초원·숲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모습은 가히 하이킹족들을 위한 천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스위스 알프스보다 여행객들이 적으면서도 스위스 알프스와 비교할 만한 장관을 자랑한다.
이탈리아의 알프스라 불리는 돌로미테 해발 2950m에서 박영옥 선생. 가파른 산과 빙하·초원·숲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모습은 가히 하이킹족들을 위한 천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스위스 알프스보다 여행객들이 적으면서도 스위스 알프스와 비교할 만한 장관을 자랑한다.

원곡문화재단이 매년 시상하는 '원곡서예문화상'은 1978년 원곡 김기승 선생께서 고희를 기념해 서예계의 후진양성을 위해 제정한 '원곡서예상'을 계승 발전시킨 한국서단의 가장 대표적인 상이다.
원곡문화재단은 원곡 김기승 선생께서 서거하신 2000년 8월 원곡선생의 서예예술과 서예학술의 훌륭한 업적과 뜻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됐다. 
원곡문화재단은 2005년 제27회 시상식부터 '원곡서예상'을 '원곡서예문화상'으로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 신진서예인만이 아니라 중진서예인도 수상대상에 포함시켰다.
이후 원곡문화재단은 원곡 선생 탄신 100주년, 서거 10주기를 계기로 2010년부터 '원곡서예학술상'을 제정해서 시상하고 있으며 현재 제9회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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