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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교모세포종 암 발생 부위 아닌 정상 세포에서 발견
'획기적'...교모세포종 암 발생 부위 아닌 정상 세포에서 발견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8.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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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구 연세의대 교수팀·이정호 KAIST 연구팀 발표
암 조직에만 집중된 연구 방향 돌릴 획기적 발견 호평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난치암인 교모세포종의 발암 시작 부위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기존 연구와 치료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은 연구결과로, 교모세포종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강석구 연세의대 교수팀(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과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연구팀은 "인간 교모세포종이 암이 존재하지 않는 뇌실하영역(뇌실밑부분)에서 시작된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의 발생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기존 암 조직만을 대상으로 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광범위절제로 획득한 종양 조직과 정상조직, 뇌실하영역을 포함해 연구한 것이 주효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최신 호에 게재됐다.

강석구 교수 연구팀과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2013∼2017년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30명을 대상으로 광범위절제 수술을 할 때 제거되는 종양 조직, 정상조직, 뇌실 주변 조직 3가지를 조합해 분석했다<그림>.

분석결과 56.3%의 교모세포종 환자의 종양에서 관찰된 종양 유발 돌연변이가 종양이 존재하지 않는 뇌실하영역에서 낮은 빈도로 관찰됐다. 특히 뇌실하영역 중에서도 성상세포리본 영역에 돌연변이가 집중됐다.

교모세포종은 뇌에 발생하는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뇌종양이다. 뇌압 상승으로 두통과 뇌신경마비, 언어장애, 성격 변화, 정신기능이상 등 뇌 조직의 파괴로 인한 기능 이상과 뇌의 이상 자극에 따른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수술이 표준치료로 수술 후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병행하지만 예후가 좋지 않다. 표적항암제 투여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첨단 유전자 분석기법인 단일 세포 시퀀싱을 통해 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 종양 유발 돌연변이 세포가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단일 세포 시퀀싱은 세포 위치에 대한 공간정보를 제공해 적은 세포 수로도 분석할 수 있다.

교모세포종 발생기전을 동물모델로도 검증했다. 유전자 편집 동물모델을 통해 뇌실하영역에 발생시킨 종양 유발 돌연변이 세포(P53·PTEN·EGFR)가 뇌실하영역을 떠나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모세포종이 발생했다.

강석구 교수는 "암이 발생한 부위가 아닌 정상 신경 줄기 세포가 있는 뇌실하영역에서 교모세포종이 발생된다는 사실은 획기적인 발견"이라며 "암 조직에 쏠려있는 암연구를 암의 기원이 되는 조직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뇌실하영역의 종양 유발 돌연변이가 교모세포종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막기 위한 혁신적 치료약 개발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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