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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남용하면 만성질환 부른다"
"항생제 남용하면 만성질환 부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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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남 교수팀, 항생제로 인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만성질환 기전
장내 미생물 항생제 노출로 '긴축 반응'...장내 미생물 구성 왜곡시켜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팀이 항생제를 남용하면 장내 유익한 미생물이 불균형으로 만성질환을 일으킨다는 기전을 밝혀냈다.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팀이 항생제를 남용하면 장내 유익한 미생물이 불균형으로 만성질환을 일으킨다는 기전을 밝혀냈다.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의과학과)가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기전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세균과 장내 유익균도 함께 죽여 고혈압, 당뇨, 아토피 피부염 등 각종 만성질환에 취약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

의학계는 지난 10여 년간 연구 끝에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만성질환의 중요한 근원이라는 사실은 밝혀냈으나 현상에 대한 기전은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김희남 교수는 이효정 박사후 연구원과 함께 장내 미생물에 일어나는 생리적 반응이 항생제에 의해 초래된 불균형을 고착시키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의견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다시 말해 장내 미생물이 항생제에 노출되면 생존을 위한 '긴축 반응(stringent response)'을 일으키는데, 그 결과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들이 늘어나 장내 미생물 구성에 심각한 왜곡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

김 교수팀은 이와 함께 항생제 내성 세균 대부분이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고, 항생제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오래 유지되는 성질을 보이기 때문에 왜곡된 미생물 구성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 교수팀이 규명한 장내 미생물 긴축반응 연구는 지금까지 미생물의 구성 변화에만 국한했던 관련 연구 분야를 더 넓힐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과 만성질환 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생리학적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
김희남 고려의대 교수

김희남 교수는 "우리는 현대 의학 발전에 큰 토대인 항생제가 역설적이 되게도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을 오랜 시간 동안 간과해 왔다"면서 "기본적으로 항생제의 남용을 막아야 하고,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장내 미생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관련 분야 전문가를 직접 초청해 논문 투고를 받는 저명한 학술지 <Trends in Microbiology>에 '항생제 긴축 반응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 상처(Antibiotic Scars Left in the Gut Microbiota by Stringent Response)'라는 제목으로 실릴 예정이다.

김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미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6년 고려의대에 부임,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주요 연구 대상은 장내 미생물과 항생제 내성 메커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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