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때문에 허리 휘는 개원가(1)
규제 때문에 허리 휘는 개원가(1)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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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교육' 놓치면 큰일...정보 유출 땐 최대 5억 원 과태료
매년 법정 의무교육 증가...규모 작은 의원급 죽을 맛

의사(의료기관 종사자)들이 매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법정 의무교육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의무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적지않은 과태료까지 내야 한다.

병·의원에 종사하는 직원(의사 포함)에 대한 법정 의무교육은 날로 강화되고, 받아야 할 교육도 늘어나면서 의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교육을 해야 하는 것도 신경 써야 하는데다 의사 자신도 직접 시간을 내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급기야는 의무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났을 때는 최대 5억 원이라는 과태료 폭탄까지 맞을 수도 있다. 의무교육이 불편을 넘어 행정적인 부담과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28일 보건복지부가 '의료 관련 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병·의원은 감염관리담당자를 두고  1년에 24시간 교육을 받도록 했다. 법정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의원급의 경우 의사가 직접 감염관리담당자가 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5대 법정 의무교육 외에도 각종 교육 수두룩

현재 의료기관 법정 의무교육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의원·병원이 해당한다.

모든 의료기관에서의 법정 의무교육은 개인정보보호 교육과 성희롱 예방 교육이 해당한다. 종합병원이나 아동과 관련된 의료기관 종사자라면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 의원을 제외한 병원은 산업안전·보건교육 등을 받아야 한다.

전체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남녀고용평등법) ▲개인정보 보호 교육(개인정보보호법)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아동복지법) ▲산업안전·보건교육(산업안전보건법) 등이 대표적인 5대 법정 의무교육이다.

문제는 5대 의무교육 이외에도 ▲임상연구 종사자 교육 ▲지도전문의 교육 ▲노인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을 받아야 하며,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감염관리담당자 교육이 추가되면서 매달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의무교육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최대 5억 원 '폭탄'

의사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의무교육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처벌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 교육은 모든 사업장에서 연 1회 법정 의무교육으로 지정돼 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정보통신망법도 적용받기 때문에 연 2회 실시해야 한다.

교육을 안 했다고 해서 과태료가 부과되는 건 아니지만 기간 내에 받으라는 시정 조치가 내려오며, 개인정보 유출 등 관련 사건 발생 시 최대 5억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성희롱 예방 교육은 업종 상관없이 모든 사업장에서 연 1회 60분 이상 실시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기존 300만 원에서 강화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불시점검 시 최근 3년까지의 교육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하므로 회계연도에 맞춰 연 1회 교육 후 수료증은 필히 보관해 둬야 한다.

또 사업주(의사)는 성희롱 예방 교육의 내용을 근로자가 열람할 수 있도록 게시하거나 보관하고 있어야 과태료 처분을 면할 수 있다.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는 관련 법에 의거, 매년 1시간 이상의 신고의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가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최대 500만 원까지(1차 150만 원, 2차 300만 원, 3차 500만 원) 부과하며, 성범죄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 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종합병원 2곳이 적발돼 과태료를 내는 일이 발생했다.

의료기관 종사자를 포함해 직·간접적으로 아동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면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교육은 의원은 대상이 아니며, 병원은 50인 미만이라도 분기(연 4회)마다 실시해야 한다. 이 교육도 분기별로 교육을 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위탁 교육 시 반드시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며, 미등록기관을 통한 교육은 인정하지 않는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6월부터 의무교육 포함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2018년 6월부터 의무교육으로 법제화됐다.

고용노동부 지정 교육기관이나 자체교육을 통해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직장 내 장애인을 대하는 편견에 관한 인식 개선 교육으로, 1인 사업주, 파견 근로자, 단기근로자도 예외 없이 1년에 1회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교육은 자체교육·위탁기관을 이용한 교육, 그리고 강사초빙(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한 강사만 인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5가지 법정 의무교육은 자체 교육도 가능하며, 온라인 교육, 위탁 교육 등 사업장 상황을 고려해 실시하면 된다.

이밖에 퇴직연금가입 업장이면 퇴직연금교육도 진행해야 한다. 이 교육은 퇴직연금을 가입한 은행에서 나와 무료로 해준다. 이 교육도 시행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원가 교육시간·담당자 부족…위탁 교육기관 활용 도움

그러나 개원가에서는 교육비를 비롯해 교육시간·교육담당자가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미등록기관의 불법 영업이 증가하면서 교육 이수가 인정되지 않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어 위탁 교육기관에 대한 사전 확인도 필수다.

의원·병원 법정 의무교육을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A 교육기관 관계자는 "온라인교육, 위탁 교육은 교육 후 수료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자체교육은 교육 후 교육자료·교육일지·교육 사진·참석자 명단 등 증빙자료를 만들어 보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안전은 안전보건공단에서 16시간 교육 수료 받은 관리감독자가 있을 때만 자체 교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개원가, "의무교육 많은데, 감염관리담당자 교육까지 부담"

법정 의무교육이 많고, 과태료 금액도 늘어나다 보니 개원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B원장은 "매년 성희롱 예방 교육, 개인정보 보호 교육, 산업안전·보건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퇴직연금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것을 다 챙기려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이 바뀔 때 마다 의무교육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 자칫 의무교육을 실시하지 않을 수도 있고,  과태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개인 의원 의사들의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C원장은 "사회가 변화하면서 법정 의무교육이 늘어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규모가 작은 의원의 경우 의사가 대부분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법정 의무교육이 아닌 감염관리담당자 지정 및 교육 등은 의사의 전문성을 고려해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진료시간을 빼서 교육하거나 전문 교육기관을 방문해 교육을 받아야 하므로 최소한 부담이 덜 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하거나 과태료 기준을 하향 조정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시의사회, 위탁 교육기관과 협약…회원 서비스 강화

의사나 병·의원 종사자가 직접 교육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교육, 위탁 교육, 그리고 무료 출강교육을 해주는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전광역시의사회는 법정 의무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과 협약을 맺어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전시의사회는 '진흥 HRD'라는 업체와 협약을 맺고 회원들이 온라인을 통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전시의사회는 매번 교육준비와 자료 확보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직원 스스로 온라인 교육을 통해 교육 이수 필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온라인 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무상 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전시의사회 관계자는 "사용자 주도의 교육이 아닌 직원 중심의 자율교육을 통해 의료인의 행정부담을 줄이고자 했다"면서 "고용보험 가입자는 환급을 통해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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