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의료기관 1인 1개설 '판단 기준' 제시
대법원, 의료기관 1인 1개설 '판단 기준' 제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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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이상 의료기관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했는지 살펴봐야
경영 관여·성과 분배 등 결정권한 행사 땐 '중복 운영' 위법
대법원 제2부는 12일 3개의 치과의원을 운영, 사기·공무상 표시 무효·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치과의사의 상고를 기각,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대법원 제2부는 12일 3개의 치과의원을 운영, 사기·공무상 표시 무효·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치과의사의 상고를 기각,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한 명의 의료인이 세 개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한 것은 '1인 1개설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는 12일 3개의 치과의원을 운영하다 적발, 의료법 위반·사기·공무상 표시 무효 혐의로 기소된 A치과의사의 상고를 기각, 유죄를 선고한 원심에 무게를 실었다.

A치과의사는 본인 명의의 B치과의원을 개설·운영하면서 C치과의사의 명의를 빌려 D치과의원을, E치과의사의 명의를 빌려 F치과의원을 각각 개설·운영했다. 검찰은 사기·공무상 표시 무효·의료법 위반 혐의로 A치과의사를 기소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의료법 제4조 제2항(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과 의료법 제33조 제8항(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을 근간으로 '중복 개설'과 '중복 운영'을 구분해 판시했다.

대법원은 "의료법의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1인 1개설·운영 원칙에 반하는 행위 중, 의료기관의 '중복 개설'이란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등의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자신의 주관 아래 무자격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를, 그와 구분되는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이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하여 그 존폐·이전, 의료행위 시행 여부, 자금 조달, 인력·시설·장비의 충원과 관리, 운영성과의 귀속·배분 등의 경영사항에 관하여 의사 결정 권한을 보유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하는 경우'를 뜻한다"면서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에 해당하면 '중복 개설'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1인 1개설·운영 원칙에 위반한 것이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중복 운영' 여부를 판단할 때는 ▲운영자로서의 지위 유무 ▲둘 이상의 의료기관 개설과정 ▲개설명의자의 역할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다른 의료인과의 관계 ▲자금 조달 방식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구조 ▲실무자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 주체 ▲운영성과의 분배 형태 ▲경영지원 업체에 지출되는 비용 규모 및 거래 내용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법원은 "1인 1개설·운영 원칙에 어긋나는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운영자로서의 지위 유무, 즉 둘 이상의 의료기관 개설 과정, 개설명의자의 역할과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목된 다른 의료인 과의 관계, 자금 조달 방식,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구조, 실무자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 주체, 운영성과의 분배 형태, 다른 의료인이 운영하는 경영지원 업체가 있을 경우 그 경영지원 업체에 지출되는 비용 규모 및 거래 내용 등의 제반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둘 이상의 의료기관이 의사 결정과 운영성과 귀속 등의 측면에서 특정 의료인에게 좌우되지 않고 각자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아니면 특정 의료인 이 단순히 협력관계를 맺거나 경영지원 혹은 투자를 하는 정도를 넘어 둘 이상의 의료 기관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심이 1인 1개설·운영 원칙을 위반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데 대해 대법원은 "A치과의사가 각 치과를 운영하면서 그 시설과 인력의 관리,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했다고 인정된다"면서 원심 판단에 무게를 실었다.

'사기 및 공무상 표시 무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데 대해서도 대법원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춰볼 때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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