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스피링클러 설치 의무화...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대개협 "스피링클러 설치 의무화...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16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치비용 수 억 원 달해...병의원 폐업 사태 속출할 것"
"일방적 강행보다 현실 감안한 합리적 대책 마련해야"

의원급 의료기관에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소방 시설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것에 대해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보여주기식의 편의주의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소방 시설법 개정안 입법 예고 내용을 보면,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원실을 운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개협은 16일 "화재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을 고려하고 들여다보면 보여주기식의 행정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소병원이나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부분 임대를 한 경우가 많고, 한 건물에 다른 업종과 함께 임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천 만 원에서 수억 원이 소요될 수 있는 시설을 임차인이 해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더군다나 최대 수억 원을 들여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다 보면, 병·의원을 폐업할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

대개협은 "모든 재난은 미리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며, 화재는 더더욱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면 전 국민적인 화재 예방법과 안전의식에 관한 교육 강화가 훨씬 중요하고 화재 발생 시 대처 매뉴얼 개발과 재난 대비 및 대책에 대한 시스템 마련이 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입법 예고된 개정안에 따르면 유예기간인 3년 이내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갖추지 않으면 과태료(300만 원 이하)·시정명령 위반(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조치명령(위반사실 인터넷 공개)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 이렇듯 밀어붙이기식 입법 예고는 병원이나 국민 모두에게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개협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임차인이 스피링클러를 설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병·의원이 설비를 한 경우라도 추후 원상복구를 요구하면 그 비용조차 감당해야 하고, 노후화된 건물인 경우 설치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초기에 작동하는 것이지 화재 예방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큰 화재사고의 예를 보면 스프링클러는 별다른 역할을 못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개협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소방 시설법을 일률적으로 강행할 것이 아니라 현장 파악을 통한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와 함께 "탁상행정으로 실행 불가능한 정책을 고집하게 된다면 병·의원이 폐업을 하거나 행정처분으로 폐쇄를 당하게 되고, 접근성이 좋은 동네 병·의원의 입원실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무엇보다 "동네 병·의원이 사라지게 되면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게 돼 국민 의료부담이 가중되고, 이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초래할 것이며, 국민의 병의원 선택권에도 제한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개협은 "정부가 진정 환자의 안위가 걱정된다면 억압적이고 일방적인, 그리고 비효율적인 탁상정책을 접어야 하며, 의사들에게 그 대책을 떠넘기지 말고 소방 안전시설의 재정지원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