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리·감독 소홀...병·의원에 책임 떠넘겨 불신 조장"
대한임상순환기학회가 최근 고혈압 치료제 발암물질 함유 사태와 관련 오리지널 약보다 저가 복제약 처방을 조장하는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혈압 치료제인 발사르탄 제제 가운데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일부에서 발암물질로 명시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됐다고 발표했다.
또 국내 82개사 총 219개의 혈압약에 대해 판매·제조중지 명령을 내린 뒤 해당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91개 품목에 대해 다시 판매중지조치를 해제하는 등 혼선을 자초했다.
이와 관련 학회는 "정부가 안전성 문제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중지를 내렸다가 다시 판매중지 해제를 하는 등 행정적으로 미흡하게 대처해 모든 불만이 병·의원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병·의원에는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울 만큼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의약품 승인 후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해결을 병·의원에 떠넘겨 불신을 조장하고 진료에 차질이 생기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학회는 "정부는 약효 동등성이 아닌 생물학적 동등성만을 근거로 무분별하게 복제 의약품을 승인함으로써 양질의 의약품 공급이 아니라 저가의 의약품 공급을 유도하게 됐고, 그 결과로 오늘의 사태에 이르게 됐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 등을 이유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가의 복제 의약품 처방을 조장하는 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며 "근거가 약한 적정성 평가 우수 의원 등의 타이틀로 병·의원을 줄 세우고 저가약 인센티브 등을 통해 양질의 의료를 방해하는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사실상 정부의 저가약 권장 정책에 맞물려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는 성분명 처방과 임의 대체조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라며 "성분명 처방은 결국 저가의 저품질 의약품만 양산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앞으로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면서 정부가 이번 사태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