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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응급실 의사 폭행에 분노했다면 '이것부터 하자'
전북 익산 응급실 의사 폭행에 분노했다면 '이것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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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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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의사 폭행, 경찰 대처 관행 바뀌어야...경찰 게시판 대응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 동참 호소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른다. 1일 벌어진 익산 응급센터 의사 폭행사고 동영상을 보고 있자니 그렇다는 말이다. 단지 술에 취해 의사에게 욕을 하며 폭력을 휘두른 취객이 미워서만은 아니다. 

응급실 폭행이라는 '특수 폭행'을 대하는 경찰의 태도가 안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계와 국회의 노력으로 2015년 1월 28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과 2016년 5월 29일 '의료인 폭행 방지법'(의료법 제12조=누구든지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제80조에 따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을 폭행·협박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개정됐지만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의협신문>에 올라 온 동영상을 보면 경찰이 있는 상황에서 환자는 욕을 하면서 의자를 의사에게 걷어 차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때 경찰의 모드는 취객을 '말리는' 혹은 '달래는'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찰의 초동수사가 아쉬웠다. 당시 응급실에는 응급처치를 받아야 하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의료용 칼을 비롯해 응급실에는 흉기가 될 수 있는 물건이 널려 있었다. 취객의 폭력으로 응급실은 순간 적절한 응급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의사 역시 응급진료를 할 수 없었다. 응급진료의 공백이 생긴 것이다. 

응급실 폭력이 의사 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미치는 이유다. 그래서 응급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취객은 달래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제압을 해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경찰의 사후대처도 미흡했다. 심지어 의사의 코뼈를 내려앉게 만들고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한 취객을 다음날 바로 풀어줬다. 신변의 위협을 느껴 보호를 요청하는 의사의 요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거절했다. 피해자 조사를 바로 받겠다고 했지만 담당형사가 '오프'라며 4일 뒤 조사하겠다고 했다.

법만 있으면 뭐하겠는가. 이를 집행하는 경찰이 진료실이나 응급실의 폭력을 여전히 저잣거리 취객의 객기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응급실 폭행은 결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일선 경찰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의료인 폭행 방지법'의 취지를 반영해 이제는 현실적인 관행을 바꿔야 한다. 

응급실 폭행을 막아야 한다고 느낀다면 익산경찰서의 관리책임이 있는 전북지방경찰청에 이번 익산 응급실 폭행에 대한 경찰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하고 제대로 된 조사 촉구에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이런 것까지 해야 되나?"라고 반문한다면 "진료 중인 의사 안전은 의사의 인권만이 아닌, 환자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으로 꼭 하셔야 합니다"라고 답하고 싶다. 

전북지방경찰청 자유게시판경찰청 자유게시판을 방문해 의견을 올려주시길 부탁드린다. "응급실 폭력 대응 제대로 대처해주세요", "경찰의 대처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진료실 폭행 근절될 수 없습니다" 등이면 된다.

청와대 국민청원("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에 13만 의사는 물론 전국의 모든 의료인과 가족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이끌어내 청와대의 답을 받아내야 한다. 

마음 속에 치미는 분노가 분노로 끝나서는 안된다. 모두가 염원하는 의사가 의사답게 진료하고, 환자를 위해 최선의 진료가 가능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하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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